농어촌목회자 114명 초청…간담회 열고 선물도 증정

신임 총회장 한기채 목사가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 강당의 맨바닥에 신발을 벗은 채 무릎을 꿇었다. 순교자들이 보여준 희생과 헌신으로 어려움에 처한 교단을 잘 이끌어가게 해달라는 기도가 잠시 동안 이어졌다. 그의 두 눈에는 어느 새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지난 6월 24일 순교지에서 열린 총회장 헌신예배에서다.

이날 총회장 헌신예배는 기존 총회장 시무교회에서 드렸던 취임축하예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6.25전쟁 당시 순교의 피를 흘린 순교지를 순례하는 도중에 드린 예배라서 더욱 엄숙하고 경건했다.

참석자들은 복음과 성도들을 지키다 공산군에 의해 순교한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 정신을 기억하며 헌신의 마음을 다졌다.

한 총회장은 척박한 농어촌에서 오랜 기간 헌신해온 이들을 섬긴다는 취지로 순교지 헌신예배에 장기근속 농어촌 목회자를 초청했다. 같은 뜻으로 헌신예배 순서도 농어촌 목회자들에게 맡겼다.

이 자리에서 한 총회장은 6.25전쟁 당시 순교한 교단 순교자 165명의 이름을 한명씩 호명하며 이들의 순교를 기리고 기억했다. 순교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한 총회장의 목소리도 떨렸다. 

한 총회장은 이어 “농어촌에서 우리교단 순교자가 거의 다 나왔다. 농어촌에서 목회하는 분들은 순교의 피를 이어 받은 분들이다. 농어촌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면서 교회가 그 마을의 중심이 되고 목회자가 그 지역 지도자가 되었다”면서 “농어촌 목회자들을 존경한다. 순교의 정신으로 헌신하며 성결교회의 위상을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회장의 인사 후 참석자들은 다 함께 교단의 발전과 화합, 농어촌지역 복음전파를 위해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앞서 가진 농어촌교회 목회자와 간담회에서는 험지에서 목회하는 이들의 고충을 듣고 114명에게 고급 맞춤 양복과 셔츠, 넥타이 등의 선물도 제공했다.

이날 헌신예배에는 한기채 총회장과 지형은·고영만 부총회장 등 총회임원들과 설봉식 총무, 농어촌 목회자, 박우량 신안군수, 신원그룹 회장 박성철 장로(신길교회 원로) 등 100여 명 넘게 참석했다.

허병국 목사(군위교회)가 집례한 헌신예배에서는 김기옥 목사(개군교회)가 기도하고 김영선 목사(압해남부교회)의 성경봉독 후 박원종 목사(명광교회)가 설교했다.

박 목사는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세상을 섬기러 오신 것”이라며 한기채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헌신을 강조했다.

총회장 한기채 목사 등 총회임원들은 지난 6월 23~24일 문준경전도사순교기념관을 비롯해 임자진리교회, 정읍 두암교회, 논산 병촌교회 등을 순례했다. 순교 정신으로 교단을 이끌어겠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6.25전쟁 중에 잔혹한 죽음을 당했지만 가해자들을 용서한 유족들의 정신을 이어서 이 땅에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실천하겠다는 뜻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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