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일, 무엇이든 맡겨만 주세요”

“장로는 교인들의 존경이나 섬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교회 머슴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도들이 제일 기피하고 어려워하는 일을 먼저 하고 목사님을 섬기는 일이 저의 역할입니다.”

인천동지방 산곡교회 이재용 장로(사진)는 자타가 공인하는 교회 일등 머슴이다. 새벽예배 차량 운행만 20여 년, 매일 새벽예배 후 교회를 청소하고 닦는 일도 그의 몫이다. 성도들이 기피하거나 어려워하는 화장실 청소와 전기 배선 일도 그가 담당하는 일이다. 스스로를 ‘교회 머슴’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재용 장로. 그는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곳은 교회이고 두 번째는 가정”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정도로 교회를 섬기는 일이 가장 재미있다고 고백했다.

올해로 69세인 이재용 장로는 1999년 7월 장로로 장립했다. 당시 그는 ‘담임목사를 섬길 것’, ‘성도를 섬길 것’, ‘교회를 섬길 것’, ‘가장으로서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목사님이 목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드리는 것이 장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20여 년 간 후회없이 그 역할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 장로는 교회를 섬기고 가정을 돌보는 일에 최선의 삶을 살았다. 매일 새벽 3시면 일어나 산곡동 일대를 돌며 새벽예배 차량을 운행했다. 가까운 동네를 시작으로 멀리는 부천까지 차량을 운행하며 성도들의 새벽예배 참석을 독려했다. 이 장로의 노력 덕분에 이전엔 10명도 채 되지 않던 새벽예배 참석인원은 30여 명 가까이 늘었다.

또한 지난 10년 간 그는 교회에서 매일 자면서 기도했다. 그는 “일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교회를 지키며 한겨울이면 눈을 치우는 등 성도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직업을 가진 것도, 많은 돈을 모은 부자도 아니지만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고백했다.

그가 이렇게 교회 섬김에 매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앙 체험이 자리잡고 있다. 한번은 대장 내시경을 하다가 천공이 생겨 목숨이 위험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멀쩡히 걸어서 퇴원했다. “병이 나아도 평생 대장에 주머니를 차야 할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지만 깨끗하게 완치된 것이다.

요로결석을 앓으며 수술 날짜까지 잡아놨는데 예배 중 나았던 경험도 했으며 주일예배 때 대표기도를 하고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가니 뇌경색 판정을 받은 적도 있었다. 어느 날 새벽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다 미끄러져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10m 아래로 추락하는 일도 있었다. 차는 반파되었지만 그는 걸어서 나왔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주변에서는 기적이라고 말했지만 그는 “하나님께서 나를 돌봐주신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죽을 수 밖에 없었던 나에게 새로운 생명을 갖게 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육체의 질병까지 모두 낫게 해 주신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지 않겠냐”며 “오히려 지금의 섬김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그는 또 다른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다. 재개발 문제로 교회가 소송에 휘말리고 조합 측에서 보낸 사람들이 교회를 철거할 것이라고 협박했지만 소송에서 승리하고 교회 건축을 순조롭게 진행하게 된 것이다. 혹시라도 교회에 아무도 없으면 철거를 진행할까봐 매일 교회에서 자면서 교회를 지킨 것도 이 장로였다. 그는 “자식들에게도 말을 못했지만 혹시라도 교회를 지키다가 내가 잘못될 경우를 대비해 지갑에 유서를 써서 갖고 다녔다”며 “하나님의 은혜로 모든 일이 잘 해결되었으니 새 성전 건축에 더욱 힘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이 장로의 소망은 생을 다하는 날까지 교회를 섬기는 것이다. 그는 “새 성전에 작은 방을 하나 마련해서 매일 잠을 자고 기도할 것”이라며 “새롭게 성전을 지으면 더 많이 섬기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평생을 교회만을 위해 살았던 이재용 장로. 그의 고백대로 주님께서 부르실 날까지 교회의 머슴으로 헌신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