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소속 ‘빛과진리교회’ 탈퇴자 폭로
교회 측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사과문 발표에도 여론 싸늘…경찰 수사 착수
소속 교단 및 노회도 대응책 마련 고심

서울 동대문구의 빛과진리교회가 ‘신앙 훈련’을 이유로 교인들에게 인분을 먹이고 공동묘지에서 채찍질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강요했다는 폭로가 제기된 뒤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교회가 사과문을 내놓고 소속 노회에서도 강경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엽기적인 행각에 교계를 비롯한 사회적인 충격이 큰 상황이다.

빛과진리교회 탈퇴자들은 지난 5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빛과진리교회의 가혹행위를 폭로하고 김명진 담임목사의 면직과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리더십 훈련이라는 명목 아래 인분 먹기는 물론 공원 40바퀴 돌고 구더기 먹기, 폐가에서 하룻밤 체험하기, 공동묘지에서 서로 채찍질하기, 불가마에서 30분 버티기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한 탈퇴자는 “빛과진리교회에서는 리더가 되기 위해 해당 훈련 프로그램을 통과해야 했다”며 “교회 리더는 전체 교인 중 소수만 될 수 있고 교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퇴자들은 빛과진리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에 ‘김명진 목사의 면직과 처벌’을 촉구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빛과진리교회는 김명진 목사와 당회원 및 리더 그룹 일동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교회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교회는 입장문에서 “여러분들의 아픔에 더 귀 기울이고 도움을 줬어야 했는데 부족했다”며 “더 정중하지 못하고 사랑의 표현을 아꼈던 것을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흡한 점을 통감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성도의 작은 어려움까지도 민감하게 보듬을 수 있는 교회로 거듭나겠다. 이 상황을 속히 해결하여 보다 건강한 교회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빛과진리교회가 속한 예장합동 평양노회 측도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평양노회 관계자는 “이번에 알려진 가혹행위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며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속 교단인 예장합동에서도 총회장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하루 속히 진상이 규명되고 상황이 적법하게 처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교단(예장합동)이 교회의 거룩성과 신뢰를 회복하고 나눔과 평화, 통일에 기여하는 공교단으로 다시 세워지도록 기도와 질책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계 안팎의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단 사이비 단체가 아닌 정통 교단에 소속된 교회가 자행한 일이어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현재 서울북부지검에 고소장이 접수돼 서울동대문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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