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과정서 살아계신 하나님 만나”
중앙교회 탈북민 부서 인도 … 북한선교도 나서

중앙교회(한기채 목사) 탈북민 부서인 북한선교부 부장 박운병 집사(사진)는 2004년 탈북하여 남한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성결인이다.

박 집사는 지난 2000년 장남과 막내딸을 먼저 탈북 시키고 4년 뒤 아내와 큰 딸과 손주 둘을 데리고 탈북에 성공했다. 그의 가족이 두 차례에 걸쳐 탈북에 성공한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박 집사는 조부와 부친이 6.25전쟁에서 전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북한에서 큰 어려움 없이 살았다. 19살 때부터 철도기관사로 일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등 선망의 대상이었다.

외국에 나갈 기회가 많아 북한사회 밖의 소식을 듣고 다른 나라의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남한이 잘 산다는 이야기도 듣고 CBS를 통해 복음도 접했는데 당시만 해도 탈북은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5~1997년 북한에 기근이 닥치고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장티푸스, 돼지콜레라 등 사람과 가축에 전염병이 창궐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병들어 죽고 굶어죽는 일이 많아졌다. 국가 배급도 끊기면서 불법 장마당이 생겨나는 등 스스로 먹고 살길을 찾아야 했다.

이 때 박 집사는 탈북을 결심했다. 브로커를 통해 탈북에 필요한 정보를 교육 받고 치밀하게 탈북을 준비했다. 장남과 막내딸을 먼저 보내고 주위에는 먼 친척집에 보냈다고 둘러댔다. 4년 뒤 남은 가족을 데리고 가장 빠른 탈북 루트로 알려진 내몽고를 통한 남한행을 시도했다. 

수백km에 이르는 탈출 길에서 중국 공안에도 쫓기고 3일 간 아무 것도 못 먹고 수십 km를 걷기도 했다. 수없이 철조망을 넘는 등 죽을 고생을 했다. 위험한 고비를 넘을 때마다 “나는 붙잡혀도 우리 자식과 손주들은 살아서 대한민국에 들어가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 때마다 하나님은 박 집사에게 지혜를 주셔서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그는 몽골 군인을 만나 수용소에서 대기하며 조사를 받고 주 몽골 대한민국 대사관에 인계됐다. 드디어 자유를 찾은 것이다.

꿈에 그리던 한국에 입국해 4년 만에 먼저 탈북한 아들과 딸도 만나는 등 가족이 모두 모였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한국에 온 후 하나원에서 지내는 동안 교회에 나가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하나원 퇴소 후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남한과 북한의 일상용어가 다르고 사고방식 또한 너무 큰 차이가 났다.

서로 용어가 다르다보니 일을 할 때 지시를 받아도 무슨 말인지를 몰라 헤매고 불필요한 오해와 마찰이 일어났다. 탈북민이라는 신분적 제약과 편견도 큰 장애물이었다.

박 집사는 막노동을 시작으로 농사일과 공장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그를 지탱해준 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었다.

어느 날 기독교방송을 통해 한기채 목사의 설교를 접한 박 집사는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7년 전 중앙교회에 등록했다. 중앙교회에 와보니 자신과 같은 탈북민 50여 명이 출석하고 있었다. 이들 중 몇몇과 의기투합하여 탈북민 모임을 만들기로 하고 교회의 지도와 지원을 받아 북한선교부를 이끌게 됐다.

매 주일 3부 예배 후 모이는 북한선교부는 현재 25명 가량이 나온다. 올해부터 박 집사가 부장을 맡아 모임을 인도하고 있다. 박 집사가 성경말씀을 쉽게 풀어서 말씀을 전하기도 한다. 요즘은 코로나19 사태로 부서 모임이 모두 중지돼 박 집사가 설교의 내용을 요약하여 문자로 탈북민 성도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박 집사의 꿈은 통일 후 북한에 들어가 선교활동을 하는 것이다. 지금도 북한선교단체 ‘탈북난민인권연합’의 이사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는 한 달에 두 번 페트병에 쌀 1kg과 성경을 담아 강화도 부근 서해를 통해 북한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약 100회 정도 구호품을 보냈는데 필요한 재원은 교회와 세계구호기관 등의 후원으로 마련하고 있다.

박 집사는 “탈북을 하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하고 은혜를 누리고 사는 데 남은 생애 동안 하나님을 전하는 일에 쓰임 받고 싶다”며 “통일이 되면 꼭 북한에 들어가서 전도하고 교회를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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