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66권 배우며 배가부흥…오감교육으로 재미 만점

초등학교 어린이를 대상으로 신구약 성경 66권 전체를 가르치는 것이 교회학교에서 가능할까? 우문 같은 질문이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부산 대연교회(임석웅 목사) 초등부(담당 이상일 목사)는 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에게 3년 과정으로 성경 66권 전체를 교육한다. 대연교회 어린이들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연대기 순으로 배우며, 오감을 활용한 입체적인 교육으로 성경 말씀을 체득하고 있다.
 
성경, 안 가르쳐서 몰라

대연교회 초등부가 어린이들에게 성경 전체를 교육하게 된 건, 교회학교에서 실시한 이단 예방교육이 계기가 됐다. 지난 2015년 부산지역에서 신천지가 기승을 부릴 때, 대연교회 초등부는 어린이들이 신천지에 미혹되지 않도록 신천지 예방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그때 이를 진행하던 이상일 목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것처럼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최고의 이단예방교육’이라는 깨달음이 왔다.

당시 대연교회는 임석웅 목사가 매주 수요예배 시간에 장년 성도를 대상으로 신구약 성경 전체를 가르치고 있었다. 어린이들에게 성경 66권을 모두 교육하는 것은 이 같은 임 목사의 목회 방향과도 일치했다.

이상일 목사는 어린이에게 성경을 가르치기에 앞서 2016년 초등부 교사 7명과 함께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1년간 교사들과 성경 66권 전체를 연대기 순으로 공부했다. 교사들은 성경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신앙이 크게 성장했고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후 교사 성경공부가 대연교회 전체 교사양성과정인 ‘대연성경강좌’로 발돋움했다. 대연성경강좌는 입소문을 타고 첫 해 80여명이, 이듬해 196명이 교육을 수료했고 이 강좌를 듣고자 부산은 물론 양산, 창녕, 거제도에서 오는 수강생도 생겨났다.

이제는 어린이들 차례였다. 2017년부터 대연교회 초등부 교육은 신구약 성경 전체를 가르치는 교육 체계로 전면 개편됐다. 커리큘럼은 총 3년 과정으로, 1년차 창세기~룻기, 2년차 사무엘상~말라기, 3년차 마태복음~요한계시록까지 성경 66권을 모두 연대기 순으로 가르치게 된 것이다.

‘연대기 순’이란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열왕기하에서 북이스라엘이 멸망직전인 부분을 배울 때 그 시점에 선포된 호세아서를 배우고, 사도행전에서 2차 선교여행중인 사도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에서 일어난 문제를 수습할 때 데살로니가전·후서를 배우는 식이다.

그러나 성경 전체를 연대기 순으로 가르칠 수 있는 어린이 교재가 시중에 없어 교재를 직접 만들어야했다. 이상일 목사의 설교문을 바탕으로 그 주간의 분반공부 교재가 제작, 배포됐다. 15~20분이던 설교 시간도 40분, 60분, 70분으로 점점 늘어났다.

설교 시간이 길어지면서 학생들도 처음엔 힘들어했다. 이를 감안하여 이 목사는 설교 시간에 말씀을 같이 읽고 성경본문과 관련한 게임을 하거나 파워포인트와 동영상 활용, 1인극 등으로 어린이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배려했다.

오감교육 적극 활용
대연교회 초등부의 분반공부는 오감을 활용하여 말씀을 입체적으로 공부하도록 했다. ‘노아의 방주’ 사건을 배울 때는 종이 교보재를 활용해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본다. 출애굽기의 유월절 탈출을 배울 때는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 당시 먹었던 무교병을 이스라엘에서 직접 수입해 먹어보고, 광야에서 먹었던 메추라기 고기와 쓴 나물도 맛본다.

방주만들기
여리고 사건을 배울 때는 종이컵으로 성을 쌓고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총 13바퀴(6+7)를 돈 다음, 다 함께 소리를 질러 성을 무너뜨려본다.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배울 때는 물맷돌로 골리앗 맞추기 게임을 하는 등 그날 배운 내용에 맞는 오감활동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이 밖에도 성경목록 젠가, 근동지역 지리 익히기, 다양한 성경카드게임, 시내산 언약 꾸미기(미술활동), 십계명 돌판(찰흙) 만들기, 성막 만들기, 민수기 지파행진, 성경단어 스피드퀴즈, 성경골든벨 등 모든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모으고, 다양한 방법과 도구, 게임들을 활용하다보니 성경공부가 지루할 틈이 없다.

여름성경학교와 겨울성경학교 때는 복습 개념으로 배웠던 말씀을 다시 되새긴다. 이상일 목사가 한 학기 동안 배운 성경의 내용을 총정리 하듯이 다시 강의하거나, 자매결연이 되어있는 오감성경연구원과 함께 레크레이션으로 복습을 하니 이젠 아이들이 더 성경학교를 기다린다.

성경만 집중적으로 가르친 결과, 해가 갈수록 성경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대연교회 초등부는 평균 35명이 출석하던 인원이 60명, 70명으로 배가성장을 했고, 최근에는 100명을 넘어서는 부흥의 열매를 맺고 있다.

친구와 함께 교회서 1박 2일
대연교회 초등부는 새친구 어린이 정착에도 탁월한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새로 교회에 나온 어린이들이 교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친구 관계를 만들어주는 게 정착의 핵심이다.

학년데이
학년별로 연 2회 실시하는 ‘학년데이’는 교회에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안전하고 즐겁게 보내는 1박 2일 파티 프로그램이다. 금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교회에 모여 선생님 지도하에 볶음밥, 라면 등 음식을 만들어 먹고 게임을 즐긴다. 밤에는 취침에 구애 받지 않고 텐트에 들어가서 친구와 같이 밤새도록 수다를 떤다. 서로 서먹했던 친구들도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친구관계가 개선되고 초등부를 졸업할 때까지 친밀함을 유지한다.

전·후반기 한 번씩 실시하는 ‘친구초청데이’는 3주간 즐거운 행사가 끊어지지 않는 새신자 정착 프로그램이다. 3주간 지옥, 구원, 천국의 주제로 말씀을 전하고, 첫 주 먹방데이(간식나눔), 둘째 주 연극데이(교사 준비 미니드라마), 셋째 주 스포츠데이(명랑운동회) 등을 통해 교회에 대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한다. 교회에 처음 발 들인 친구들도 3주 연속으로 교회를 방문하다보니 이내 초등부에 익숙하게 정착하곤 한다.

대연교회 초등부는 졸업을 앞둔 6학년 아이들의 견고한 신앙성장을 위해 그리스도인의 5확신 교육도 일대일로 진행한다.

‘다온데이’는 단 한번이라도 교회에 왔던 어린이들을 다시 초청하여, CCD공연과 푸짐한 간식을 제공하며 다시금 교회에 정착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어넣는 행사다.

대연교회 초등부는 또 교사들이 4개의 전도팀을 구성해 순번을 따라 매주 토요일마다 인근 초등학교를 돌며 전도활동을 벌인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전도 없이 교회학교의 부흥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대연교회 초등부의 성경중심교육 커리큘럼과 부흥의 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상일 목사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다음세대 전도축제의 강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강의 후 다음세대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사역에 공감하는 많은 목회자들이 대연교회를 방문해 상담을 하고 본교회로 돌아가 교육부서 커리큘럼에 적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임석웅 목사는 “초등부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흐믓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대연교회 초등부의 말씀중심의 교육 사례가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전도·부흥 성장 전략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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