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색채 마케팅’ 도입
‘펄 립스틱’ 출시 기여 화장품 업계 새바람
어린이 색채심리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계획
컬러리스트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직업이다. 건축이나 인테리어, 뷰티, 환경, 가전, 디자인, 마케팅 등 컬러리스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지만 겉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컬러리스트라는 직업이 오늘날 자리잡기까지는 한국케엠케색채연구소 김민경 소장(사진)의 역할이 컸다. 대광교회(권선형 목사) 집사인 김 소장은 국내 1호 컬러리스트이자 국내에 처음 색채마케팅을 들여온 인물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프랑스 유학시절 한 원단 공장에서 ‘블루’ 한 가지 색깔을 수천가지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아 컬러리스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녀는 1990년대 초 14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국내에서 컬러리스트로 활동하기 위해 부푼 꿈을 안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기대는 큰 실망으로 다가왔다. ‘가전제품에 왜 색깔을 입히느냐’, ‘제품에 색을 넣는 건 디자인하는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지 컬러리스트가 할 일이 아니다’라는 당시의 편견은 김 소장을 실의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한 화장품 회사에서 색채 마케팅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고, 국내 최초의 펄 립스틱을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그 이후 화장품은 물론 가전제품과 자동차, 도시사업, 국가사업에 이르기까지 컬러 마케팅을 접목하며 국내 1호 컬러리스트로 불리게 됐다.
“색채 마케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예요. 특별한 색이 없을 때는 매력 없는 제품으로 보이다가도 예쁜 색을 입히면 곧장 지갑을 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만드는 거죠. 이처럼 컬러리스트는 사람의 감정을 만지면서 만족감을 주는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이런 김 소장의 성공 이면에는 어머니의 기도가 있었다.
“어릴 적부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라는 어머니의 기도가 저를 이렇게 만든 것 같아요. 어머니는 교회에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집에 있는 것을 가져다 놓을 정도로 헌신적인 권사님이셨죠. 그러다보니 저도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자랐어요. 컬러리스트로 많은 은혜를 경험했으니 이제는 제 능력을 베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김민경 소장은 최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색채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감성이 풍부한 어린이들이 일찍부터 색채를 배우고 경험하면 보다 창의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김 소장은 유아교육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휴먼컬러’라는 교재를 집필 중이다. 또 사람과 색채의 특성으로 통계를 내, 개인에게 어울리는 색과 피해야할 색, 성향 분석 등을 조언해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완료 단계에 있다.
김 소장은 “교회학교에 이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교회에만 있는 특성화된 색채 심리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거죠. 평생 제게 사랑과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 아버지를 위해 이제는 제가 헌신해야 할 차례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펼쳐질 김민경의 ‘교회 색채 심리 프로그램’을 기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김 소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유명 가수 김태우 씨의 장모이기도 한 그가 왜 ‘김태우의 장모’로 불리지 않고 여전히 국내 1호 컬러리스트 김민경으로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당당함이었다. 김 소장은 오늘도 색깔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