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음세대가 무너지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예장통합총회의 2008년부터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주일학교 학생 수는 55만 명에서 37만 명으로 18만 명 이상 감소했다. 교단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교회에 중고등부와 유초등부가 없는 형편이다. 문제는 감소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그 규모도 확산 일로라는 것이다.

다른 교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예장고신총회의 경우 2006년 13만 명이던 주일학교 학생 수는 2015년 8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 우리 교단도 최근 10년 사이에 교회학교의 학생 수가 4만1,000여 명이 줄었다. 다음세대의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 감소를 넘어 해체로 치닫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5년에는 교인 수가 300만 명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교회에 출석하는 학생들에게 신앙이 제대로 전수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 가운데 구원의 확신이 있다는 응답은 50%에 그쳤다. 기독 청소년 10명 가운데 4명이 성인이 됐을 때에도 교회에 계속 출석할지 확신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회탐구센터와 실천신대 21세기 교회연구소가 기독교인인 중고등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조사에서 신앙생활의 목적을 ‘구원받기 위함’이라고 정확히 응답한 기독 학생은 10명 중 3명(26.8%)에 불과했다. 습관적으로 신앙생활(20.8%)을 하거나 부모가 원해서(19.2%) 교회 다닌다는 응답이 40%에 이르렀다. 이들 40%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신앙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예배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절반 이상은 공과공부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러니 예배 중에 10명 중 6명이 휴대폰을 보거나 딴 짓을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예배는 신앙의 가늠자라고 할 수 있는데, 주일 예배를 빠뜨리지 않는 청소년 비율은 64%로 감소했다.

한국교회의 다음세대가 무너진다는 경고가 지금까지 울렸지만 기독 청소년의 신앙성숙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설교와 성경공부가 청소년들의 신앙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설문조사에서 다시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참으로 끔찍하다. 신앙의 정립이 이뤄져야 할 청소년 시기에 절반가량이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중고생들의 탈 교회 시점을 보면, 초등에서 중등으로, 중등에서 고등으로, 고등에서 청년으로 가는 일명 '마디'에서 이뤄진다. 신앙이 마디에서 더 건강하게 성장해야 하는데 거꾸로다.

청소년 시기는 인격과 가치관, 신앙 형성에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더 이상 습관적으로 출석하거나 부모님이 원해서, 친구들과 교제를 위해서 신앙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고등부에서 신앙의 목적을 분명하게 교육시켜야 한다.

구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비롯해 진로와 직업에 대한 소명교육, 소그룹을 통한 교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 교회 중고등부를 활성화하고 기독 청소년들이 신앙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제는 교육차원이 아니라 선교적 차원에서 청소년에 대한 사역을 전개해야 한다.

복음과 전도를 제외한 모든 것에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기독 청소년의 신앙에 미치는 요인을 파악해서 이들이 신앙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국교회의 미래에 희망이 생긴다. 성경교육이 유일한 대안이라면 이제는 실천해야 할 때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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