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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포항교회 정신장애인 재활시설 ‘브솔시냇가’
정신장애인 사회복귀 돕는 은혜의 시냇가, 2007년 개소, 2014년 법인화
회원 중심 ‘클럽하우스’ 형태 운영, 각자 역할 수행 책임감·자신감 키워
[1207호] 2019년 11월 24일 (일) 00:36:56 황승영 기자 windvoic@hanmail.net

   

정신질환이 있는 정신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위험하고 이상하여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이슈가 되면서 사회 안전을 위해 정신장애인을 격리하거나 고립시켜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집안에만 갇혀 있는 정신질환자에게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상처를 씻어준 곳이 있다.  바로 포항교회(권영기 목사)가 설립한 정신장애인 재활공동체 ‘브솔시냇가’가 그 주인공이다.

브솔시냇가는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사회적 적응과 일상 생활로 복귀를 돕기 위해 2017년 12월 개소했다. 정신장애인이 사회에서 병원 치료 후에도 돌아갈 곳이 없을 때 포항교회는 그들을 은혜의 강가, ‘브솔시냇가’로 초대했다.

브솔시냇가는 사무엘상 30장에 나오는 지명으로 ‘하나님의 동일한 사랑’의 의미가 있다. 전쟁터에 나가지 않고 브솔시냇가에 남아있던 사람에게도 전쟁의 전리품을 똑같이 나눠줬던 것처럼 건강하지 못해서 삶의 전쟁터에 나가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사랑을 나눠주기 위해 포항교회와 정숙희 한동대 교수(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와 이경숙 선린병원 정신과 의사 등 전문가들이 브솔시냇가를 설립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정신질환자’를 장애로 인식하지 못하는 때였고,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지금보다 심할 때였다. 그래서 정신장애인들에게 브솔시냇가는 오아시스였다.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신감과 못다핀 재활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이곳에서 정신장애인들은 더 이상 ‘관리 대상’이 아니라 주체자였다.

이곳 브솔시냇가를 이용하고 신OO 씨(52세)는 “브솔시냇가가 생기기 전에는 거의 숨어서 지냈는데, 6개월 교육을 받고 생활을 하면서 변덕이 심한 마음을 잡을 수 있었고, 일하고 싶은 욕구도 생겼다”며 “지금은 병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감정 변화의 기복이 심한 조울증을 앓고 있었지만 브솔시냇가를 만난 동료 장애인들을 도와줄 정도로 회복되었다.

브솔시냇가에서 마켓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OO 씨도 “브솔시냇가에서 처음 만난 동료들이 웃는 것을 보고 왜 웃음이 날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까 에너지가 생기고 웃음이 났다”고 고백했다.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도 여러 번 할 정도로 중증 정신장애를 앓았던 그는 누구보다 웃음이 많은 사람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이곳 브솔시냇가에서 사회로 복귀한 정신장애인들은 올해로 570명을 넘어섰다.

동일한 사랑을 나누는 브솔시냇가
그렇다고 브솔시냇가는 일방적인 도움만 제공하는 곳은 아니다. 이용자를 환자가 아닌 회원, 바로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정신장애인들의 지역사회재활모델 중 하나인 ‘클럽하우스’의 모델을 받아들인 것도 공동체성에 초점을 두기 위해서다. 클럽하우스 내에서는 전문가적 위치도, 가르치는 선생님의 역할을 구분하지 않는다. 회원과 직원은 동등한 관계이다.

각자 업무를 나누어 맡아 ‘일’을 함께하는 ‘일 중심의 일과’를 보내고 있다. 회원의 자발성을 도모하고 원활한 일상생활과 대인관계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현재 회원은 50명 가량이며, 하루 평균 25명가량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조현병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곳에 만나는 회원 대부분은 비장애인과 쉽게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회원 취업률 88% 이상
브솔시냇가의 자랑은 놀랄만한 취업률이다. 현재 시설 이용하는 회원의 34%가 취업활동 중이다. 이중 88%가 3개월 이상 취업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 평균 3개월 이상 직장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정신장애인들은 국내에서 평균 18.5%에 불과하다. 브솔시냇가는 커피를 원두로 로스팅 및 제과제빵을 하는 공장, ‘향기제작소’를 만들어 정신장애인들의 일자리 제공에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뛰는 취업처는 커피전문점 카페 히즈빈스(Hisbeans)다. 정신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카페다. 임정택 집사(포항교회)가 정신장애인을 위해 히즈빈스를 창업했다. 지금은 13호점을 개업했고, 전국으로 지점이 확대되고 있다.

브솔시냇가를 통해 정신질환으로 포기했던 학업을 다시 시작한 이들도 있다. 브솔시냇가를 통해 3명이 대학 졸업을 했다. 지금도 6명이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주거 독립도 브솔시냇가의 주요 지원사업이다. 독립주거를 제공하고 자립, 공동생활, 결혼 등을 지원하고 있다. 독립회원 반찬지원 등의 서비스도 펼치고 있다. 회원들의 건강을 위한 웰니스프로그램 등 각종 운동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브솔시냇가의 프로그램은 힘찬 물줄기처럼 활기차다.

왕성한 활동력은 외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정신장애 시설 중에서 유일하게 보건복지부 표창을 받았으며, 평생학습대상 장려상, 밸런칭 대회 은상, 회복 글짓기 연속 대상 등 각종 상도 휩쓸었다.

‘당사자 지원사업’
브솔시냇가는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변 정신장애인 동료를 도울 수 있도록 전문성을 길러주는 일도 펼치고 있다. 한동대와 함께 ‘동료지원가’ 과정을 개설했다. 2016년 1기를 진행했고, 2018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3기 과정을 마쳤다.

당사자의 주관적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확보해 효과적인 동료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정신장애자 당사자가 특강도 하고 자원봉사자로 자신의 경험과 전문지식을 같은 처지에 있는 동료들을 공유하고 있다.

건강한 교회사회복지의 모델
브솔시냇가가 정신장애인들의 재활기관의 모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포항교회의 전적인 지원과 협력 때문에 가능했다. 2014년 브솔시냇가가 사회복지법인 브솔시냇가복지재단(이사장 권영기 목사)으로 설립되었지만 작년까지 운영비 70%를 지원했다. ‘브솔헌금’을 통해 브솔시냇가 운영비를 지원한 것이다.

브솔시냇가를 위한 헌금과 정기후원금은 정부지원금이 들어오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독립적인 시설과 공간 지원은 여전히 포항교회 몫이다. 공동생활가정 주거지원도 감당하고 있다.

매달 남녀전도회와 각 셀에서 이들에게 점심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김치를 후원하고 있다. 자원봉사도 자발적으로 펼치고 있다. 심리검사 심리활동 등 보이지 않은 곳에서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있다.

포항교회 사랑 펄펄 끓어
브솔시냇가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의 자원봉사와 재능기부 역시 포항교회가 도맡고 있다. 오카리나 기타 색소폰 등 음악강사로, 포크아프, 소이캔 등 각종 배움터가 포항교회 성도들의 재능기부로 유지되고 있다.

승마체험, 야구관람 등 레저스포츠 활동 지원, 명절선물, 각종 기자재 후원까지 포항교회 성도들은 브솔시냇가 사랑은 언제나 펄펄 끊고 있다. 무엇보다 포항교회 청년 셀에서는 편견없이 부솔 식구들과 통합예배를 드린다. 비장애인 청년들과 장애인들이 함께 더불어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정신장애인들의 직업 적응과 직무기능 향상을 돕는 재활시설은 약 300개소에 불과하다. 이중 브솔시냇가처럼 클럽하우스 모델로 운영되는 곳은 15개소이다. 정신장애인을 포항교회의 사랑이 얼마나 특별하고 선구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브솔시냇가는 이제 더 큰 비상을 꿈꾸고 있다. 포항시내에 또다른 재활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그래서 올해는 브솔시냇가후원회(회장 김의겸 목사)를 만들었다. 브솔시냇가는 정신장애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더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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