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고향 집 대신 섬교회서 ‘수리 봉사’
추석연휴 반납한 청·장년 40명 구슬땀

지난 9월 11~14일 인천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2시간 가량 떨어진 작은 섬, 대이작도가 모처럼 사람들로 붐볐다.

사면에 바다가 펼쳐져 있어 한적하고 조용하던 마을이 뚝딱뚝딱 못 박는 소리, 나무 목재를 전동 드릴로 자르는 소리, 사람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아온 귀성객 소리가 아니다. 삼성제일교회(윤성원 목사) 국내선교팀이 이작교회(박승로 목사)의 수양관을 리모델링 공사하는 소리다.

삼성제일교회 국내선교팀과 청년 등 봉사단 40여 명은 추석 명절을 반납하고 이작교회를 찾았다. 지난해 여름, 이작교회 교회당 리모델링 공사를 벌었던 봉사단이 이번엔 예배당 앞 낡고 오래된 헌집을 수양관으로 바꾸는 공사를 위해 황금 연휴기간에 이작교회를 다시 방문한 것이다.

2017년 이작교회에 부임한 박승로 목사는 여러 교회의 도움으로 남의 소유였던 교회당 터를 매입하고, 주변 낡은 집도 사들었다. 교회의 오랜 숙원인 수양관을 세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후로 낡은 건물을 수리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시름이 깊어질 찰나에 또 다시 삼성제일교회 선교팀이 마치 수호천사처럼 등장했다. 윤성원 목사를 비롯해 교역자와 장로, 청년 그리고 전문기술진 등이 고향집 대신에 낙도 교회의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11일 선발대가 헌집 개조를 위한 기초를 미리 해 놓았지만 공사해야 할 분량이 실로 많았다. 3박 4일 동안 숙소로 사용할 방 5개와 화장실 3곳, 욕실에 다목적 공간까지 만들어 내려면 새로 짓는 것보다 더 손이 많이 가는 공사였다.

봉사단은 12일 오전부터 본격적인 수양관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소매를 걷어붙인 40여 명의 봉사대원들은 분야별로 조를 나뉘어 작업을 벌였다. 건물 외벽에서 내부까지 건물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기 위해 능숙한 전문가와 젊은 청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오랜 봉사활동 때문인지 망치로 두드리고, 드릴로 목재를 자르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나흘 안에 공사를 마쳐야 했기에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작업이 쉼 없는 공사가 계속됐다. 식사시간도 20분을 넘기지 않을 정도로 시간을 아껴 수리봉사에 집중했다.

추석 명절기간에 고된 노동을 하는 성도들이 안쓰러웠는지 윤성원 목사도 연장을 챙겨 봉사에 합류했다. 식사 시간엔 윤 목사가 밥과 국을 직접 퍼주면서 “밥 많이 먹고 힘내라”고 응원도 보냈다. 성도들은 “목사님이 퍼주는 밥이라 더 맛있다”며 금새 배를 채우고는 공사장으로 복귀했다.

청년부 회장 손혜선 씨는 “이작교회 수양관 리모델링 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면서 “청년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 섬기는 이번 명절의 경험은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동안 거친 바닷바람과 맞서며 노후된 건물은 시간이 봉사팀의 수리로 점차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빛바랜 지붕은 바다 빛깔처럼 새파래졌고, 낡은 벽도 새 옷을 갈아입은 듯 깔끔해졌다. 곰팡이 냄새가 가득했던 실내도 도배와 장판 등을 교체하자 아득한 방으로 변신했다.

삼성제일교회 봉사팀의 손길에 낡은 건물이 어느새 깨끗한 수양관으로 바뀌었다. 짧은 기간 동안 완전히 달라진 수양관의 모습에 박승로 목사와 성도들도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박승로 목사는 “황금 같은 추석연휴의 시간을 하나님께 드려서 수양관 건축 봉사에 동참하는 것은 엄청난 희생이고, 섬김이다”라며 “너무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 봉사한 청년들에게 하나님께서 엄청난 축복과 은혜를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삼성제일교회는 이번 이작교회 리모델링 건축비로 5,000만 원을 헌금했다. 자제 구입은 물론 직접 시공까지 모두 무료로 봉사했다.

윤성원 목사는 “외딴섬 이작도의 유일한 성결교회가 꼭 필요할 때 교회당도 수리하고, 수양관 수리 사역도 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이작교회 수양관이 치유와 회복, 위로와 쉼의 공간이 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국내선교팀 차수창 안수집사도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이곳에 와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며 “이곳이 깨끗하게 완성되면 여러 성도님들이 오셔서 마음과 몸을 힐링하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추석연휴 기간 동안 작은 섬교회를 새롭게 단장하는데 헌신한 삼성제일교회 성도들. 이들의 헌신적인 섬김이 작은 섬 교회에 큰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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