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2일 주일은 교단이 정한 순교자기념주일이다. 성결교회는 신앙의 밑거름이 된 순교자와 그분들의 고귀한 순교 영성을 기리고자 2008년부터 순교자기념주일을 지켜왔다.

성결교회만이 지닌 자랑스러운 보물이라 할 순교자주일은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을 본받아 시대가 요구하는 순교적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 순교기념자주일이 해마다 돌아오는 절기지만 순교자들의 믿음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순수한 신앙을 가진 한국성결교회는 짧은 역사 동안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교단이다. 지금까지 160여 명의 순교자를 배출했다. 한국전쟁 전후 납북된 자나 행방불명된 인원을 합치면 순교자는 180명에 이른다.

그만큼 한국성결교회 역사는 고난과 순교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일제 강점기에는 재림사상이 일본의 천황숭배와 정면으로 배치돼 희생되었고 해방 이후에는 공산주의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됐다.

지금도 순결한 신앙을 고집했던 신앙의 선배들의 순교신앙을 이어가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성결인들의 고귀한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고 강호빈 선교사는 중국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2012년), 전 부총회장 정연성 장로는 필리핀에서 재해구호 중에 순직했다(2013년). 또 김동완(우즈베키스탄) 주진국(케냐) 김봉래(볼리비아) 송시영(중국) 홍은옥 선교사(인도) 등이 선교에 헌신하다 쓰러져 끝내 생명을 바쳤다. 이들의 고귀한 희생은 성결교회 역사에 오롯이 새겨져 있으며 순수한 신앙을 강조하는 성결교회의 자긍심이 되었다.

우리는 이런 순교자의 희생과 순교의 대가로 오늘날 우리가 신앙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순교자기념주일에도 순교적 신앙을 기리고 순교자적 삶을 살 것을 다시한번 다짐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순교 정신이 절실하다.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는 세속의 파고는 교회마저 뒤흔들고 있다. 우리 사회의 세속화의 바람과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순교 영성으로 무장하는 수밖에 없다. 상황이 달라졌다 하더라도 순교적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세속화의 바람과 도전을 극복해야 하는 우리는 일상에서 순교 영성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 순교자들이 발 디디고 살았던 현실은 오늘보다 더 혹독했지만 진리를 깨쳤기에 그들의 걸음은 세상 속에서도 죽음마저 넘어설 수 있었다. 신앙을 단지 지식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박해라는 생생한 현실 가운데서 온몸으로 살아냄으로써 오늘의 교회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었다.

이런 순교의 삶과 정신을 성찰함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순교적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과거의 ‘죽음’이 현재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체득하지 못한다면 삶에서 순교 정신을 실천하기 어렵다. 참된 순교 정신의 계승은 다른 무엇에 우선하여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하는 데 있다. 기리고 기념하며 기억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의 어느 한순간을 회상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단 한 번의 희생 제사는 세상 끝날까지 되풀이되면서도 매번 새롭게 재현되고, 그것이 곧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과 삶으로 구현된다. 마찬가지로, 신앙 선조들의 삶과 죽음은 그 후손들인 우리의 마음과 정신, 삶과 죽음 안에서 순간순간 새롭게 되살아나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위대한 신앙의 선조들에 부끄럽지 않게 순교의 정신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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