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요양원 6곳 섬기며 천국 소망 심어

강동수정교회(안효창 목사)는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의 한 상가건물 2층에 위치한 작은교회지만 섬김과 나눔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안효창 목사는 강동수정교회를 ‘정거장교회’로 부른다. 몸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쉬어가는 정거장이 되어 교회 본연의 사명에 충실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요양원서 매주일 오후예배
지난 8월 11일 주일 오후에 찾아간 평안노인요양원에서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찬송 소리가 가득했다. 말씀을 듣고 찬양을 하는 동안 어르신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이곳에서는 매 주일 오후에 강동수정교회 주관으로 예배가 열린다. 예배시간이 되면 어르신들이 휠체어에 의지해 중앙 휴게실에 모인다. 요양원 어르신들과 요양보호사까지 매주 70명가량 예배를 드리니 이곳에 하나의 교회공동체가 세워진 셈이다.

이날 예배에는 특별히 평택교회 정재우 목사를 초청해 말씀을 들었다. 정재우 목사는 설교에서 “천국의 소망을 가진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아 언제나 천국을 소유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설교 후 정재우 목사와 안효창 목사는 어르신들을 한명씩 안수하고 육신의 건강과 마음의 평안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평택교회는 평안요양원 어르신들을 위한 간식도 후원했다.

찾아오고 찾아가는 예배
강동수정교회가 섬기는 요양원은 평안요양원을 포함해 모두 6곳이다. 수요일과 주일에는 요양원 어르신들이 직접 강동수정교회를 찾아와 예배를 드리고 셋째 주 금요일과 매주일 오후에는 강동수정교회가 요양원을 찾아간다.

지금은 주일에 요양원 어르신들과 예배를 드리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50명의 요양원 어르신들이 예배에 참석하는 데 대소변 조절을 못해 실수도 하고, 머리를 다친 어떤 노인은 특정단어를 들으면 흥분해 소변주머니를 던지기도 했다.

강동수정교회 모 권사는 “요양원 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것이 처음엔 조금 불편하고 냄새가 나서 싫었지만 ‘언젠가 나도 저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뒤부터는 요양원 분들이 전혀 불편하지 않게 됐다”고 고백했다.

강동수정교회에서 요양원 어르신들을 섬긴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변 목회자들은 안 목사에게 “그런 사역을 하면 교회 성장이 어렵다. 먼저 교회부터 키울 생각을 하라”고 말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교회는 본래 건강한 사람과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함께 모여야 하는 것이지, 건강한 사람만 모이는 것은 어쩌면 하나님이 바라시는 교회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안효창 목사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섬기고 예배를 드리는 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했는데 교회 부흥이 안 되면 그건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목사도 처음에는 상가를 떠나 단독 예배당 건물을 건축하고픈 꿈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상가건물을 떠나면 요양원 어르신들이 예배드릴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꿈을 바꿨다. 현재의 상가건물에서 계속 예배를 드리되 주변의 공간을 더 매입해 교회를 확장하는 것이다.

최근 같은 층에 있던 PC방이 폐업해서 이곳을 매입하면 좋은데 2억 7,000만 원을 마련할 수 없어 기도 중이다.   

본교회와 연합 전도사역 결실
강동수정교회가 요양원 사역을 시작하는 데는 본교회(조영진 목사)의 도움이 컸다. 본교회는 작은교회의 성장을 돕기 위한 취지로 강동수정교회와 연합하여 노방전도와 문화공연을 펼쳤는데 10여 차례 실시한 전도의 결실로 지역의 많은 요양원 어르신들이 강동수정교회를 나오게 된 것이다.

본교회와 함께 노방전도와 문화공연을 병행한 전도는 제107년차 총회 중점사업인 2·3·4운동과 연결이 되면서 큰 열매를 거두었다. 강동수정교회는 당시 2·3·4운동에 동참하여 110명을 전도하고 77명을 정착시켜 전도부문 1등을 차지했고, 안 목사는 총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안 목사는 “큰교회와 작은교회가 연합하는 전도 아웃리치는 한국교회의 전도모범 사례가 될 만하다”며 “작은교회가 전도지역을 선정하고 큰교회는 전도물품과 인력을 지원해 함께 전도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개척 후 7개월간 성도 없어
교회 개척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2013년 서울강동지방회에서 개척자를 모집하여 안효창 목사가 선정되었고 평내동 상가건물에 강동수정교회가 설립됐다.

그러나 이곳은 성결교회가 3번이나 개척했다가 실패한 곳이었다. 더군다나 같은 건물 7층에는 이단 하나님의교회가 한 층 전체를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안 목사와 가족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도했지만 7개월 동안 단 한명의 신자도 얻지 못했다. 낙심과 실망, 외로움으로 눈물의 기도가 이어졌다.

이후 한 명이 등록을 하면서 한 영혼의 소중함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러나 재정적 궁핍은 또 하나의 시험 거리였고 안 목사는 목회를 포기하고픈 마음까지 들었다.

당시 2·3·4운동에 동참해 물휴지와 양말을 전도지에 껴서 주는 등 더 열심히 전도했지만 성과는 여전히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를 홍보하기 위한 전도가 아니라 예수님을 전하기 위한 전도를 하라”는 성령의 음성을 들었다. 그리고 예수님을 전하기 위한 전도를 시작하자 100명을 전도하면 1~2명의 전도 열매를 거두게 됐다. 그러던 차에 이루어진 본교회의 작은교회 돕기 전도 사역은 오늘의 강동수정교회를 만드는 촉매제가 됐다.       

다음세대 스포츠·사랑으로 선도
강동수정교회는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도 크다. 수년 전 어린이축구선교단을 만들어 적극 지원한 결과, 2015년 서울지역 교회학교협의회 주최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교단 어린이 축구대회에서도 타 교회를 압도하는 기량을 선보이며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강동수정교회는 또 사회에서 소외받는 청소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그들에게 다가가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고 있다.

4년 전 ‘독고’라는 별명을 가진 한 청소년과 그 친구들을 알게 된 안 목사는 이들을 전도했고 아이들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거금을 들여 드럼과 신디사이저를 구입했다. 그러자 더 많은 친구들을 교회로 데리고 왔고 교회는 이들의 놀이터이자 쉼터가 됐다.

그렇게 매주 30명 이상의 청소년이 모였다가 인근의 큰 교회가 더 좋은 장비의 악기와 시설을 제공하자 독고와 친구들은 미련 없이 교회를 떠났다.

그런데 수개월 후 독고가 안 목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자신의 잘못으로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었는데 보상금 200만 원 중 50만 원이 모자라 학교를 제적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안 목사는 “천천히 갚아도 된다”며 50만 원을 주었다.

3년 후 독고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궁금한 일이 있다며 문자를 보냈다. “목사님 어떻게 그때 그 큰돈을 저에게 빌려주셨나요? 어찌 보면 목사님과 저는 남남인데 그때 도와주신 건 제게 잊지 못할 큰 도움의 손길이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합니다”는 내용이었다.

안 목사는 답신에서 “그 때 돈 50만 원은 나에게도 큰돈이었지만 너에게는 인생이 달린 문제였다”며 “이제 그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 혹 갚고 싶으면 너도 누군가 도움을 요청할 때 도우며 살면 된다”고 답했다.

안 목사는 “성경에서 주님이 건강한 분들과 외롭고 약하고 소외된 분들을 부르셔서 오병이어이 기적을 베푸시며 차별 없이 먹이고 은혜를 베푸셨다”며 “바로 그 모습이 건강한 교회의 모델이라고 생각하기에 강동수정교회가 그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기를 원한다”고 고백했다.

늙고 병든 어르신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교회, 한 영혼의 소중함을 알며 예수님만 전하는 강동수정교회의 부흥은 이미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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