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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위해 평생 바친 류연창 목사
“누군가는 죽어야 진실이 오고 자유가 온다”
[1190호] 2019년 07월 10일 (수) 15:57:20 남원준 기자 ccmjun@hanmail.net

   

고 류연창 목사(대구 봉산교회 원로)는 5.18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사지로 뛰어드는 아들을 붙잡았지만 아버지의 평소 가르침을 역설하며 아들은 팔을 뿌리치고 뛰쳐나갔다. 그 아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을 때 아버지는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관속에 든 아들을 매장할 때 삽으로 흙을 세 번 뜨고 “아들아 너 참 장하다”고 참담한 심정으로 읊조렸다. “첫째 아들은 죽고, 둘째 아들은 감옥에 가고…. 자식이 비록 의롭고 바른 일을 하다가 감옥에 갔지만 내 자식의 일로 다가서니 참담하더라”고 심경을 밝혔던 그는 자신도 두 번이나 옥고를 치렀다.

지난 7월 5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소천한 민주화운동의 거목 류연창 목사는 5.18 때 아들을 잃은 슬픔을 뒤로 하고 광주를 떠나 대구에서 민주화운동에 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1976년에는 유신헌법을 맹렬히 비판하여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다. 류 목사의 아들 류동운 군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으며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소천했다.

당시 한국신학대 신학과 2학년이었던 류동운 군은 아버지로부터 광주소식을 접하고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왔다. 친구 형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하고 도청으로 뛰쳐나가는 자신을 붙잡는 류 목사에게 아들은 비장한 작별인사를 올렸다.

“다른 집 자녀는 다 희생당하고 있는 데 왜 저만 보호하려고 하십니까? 역사가 병들었을 때 누군가 역사를 위해 십자가를 져야만 큰 생명으로 부활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아들을 류 목사는 차마 더 이상 붙잡지 못했다.

류동운 군은 도청 안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행방불명자 접수에 앞장서며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아들을 가슴에 묻고 1981년 대구로 거처를 옮긴 류 목사는 대구 봉산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면서 언론의 왜곡보도에 맞서 5.18진실규명운동을 전개했다. 죽은 자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였다. 

대구에서 류 목사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전면에 서게 된다.

1983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인권운동체 격인 KNCC(교회협) 인권위원회 대구지부를 만들고 혁신적인 민자통(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대구 대표를 맡아 활동하다가 투옥됐다.

그는 이후로도 반부패 국민연대 대구본부 상임대표, 앰네스티 한국지부를 잇는 한국인권행동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며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대구에서 목회할 때는 당시 보수적인 교계 분위기로 인해 ‘빨갱이 목사’라는 욕도 들으며 교인들과 부딪쳤다. 류 목사가 반정부적인 설교를 많이 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성도들이 류 목사를 비판한 것이다.

이에 어느 장로 하나가 “당신들이 설교 하렵니까? 목사님이 아니면 누가 저런 설교를 하실 수 있나요? 하고 싶은 말 대신 해주는 목사님에게 감사하세요. 잡혀가도 괜찮으면 당신이 설교하세요”라고 하니까 그때부터 조용해졌다고 한다.

류 목사가 민주화운동을 한 까닭에 항상 대공과 경찰 2명이 교회에 상주해 그는 사생활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평소 자신이 받은 고난보다 자신으로 인해 교인들이 당하는 어려움을 더 안타까워했다. 자신은 신념이 있어서 하는 일이지만 교인들은 이유 없이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했다.

류 목사는 생전 설교에서 이렇게 말했다. “죽어야 산다. 정의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는 죽어야 진실이 오고 자유가 온다. 그때야말로 새 생명으로 부활한다.”

이 고백적 설교 때문에 사지로 가는 아들을 붙잡지 못했고 자신 또한 소신을 지키며 민주화의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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