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군인들 희생, 헛되지 않아야”

“1951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았을 때 이 나라는 잿더미 속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동굴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궁궐 같은 집에 살고 있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멕시모 P.영 필리핀 한국참전용사회 회장은 6.25전쟁 참전 당시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선 현재 우리나라의 발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올해 98세인 그는 30세의 나이에 한국전에 참전했다. 당시 계급은 중사였다. 1년여 간 한국에 머물면서 여러 전투에 참여했고 생명을 걸고 북한군과 싸웠다.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에도 참전한 역전의 용사다.

고령의 나이가 무색하게 모든 행사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옛일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당시 옆에서 지켜본 한국군에 대해 “매우 용감했고 싸움을 잘했다”면서 한국군과 함께 피 흘려 싸운 필리핀 군인과 연합군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총알과 포탄이 빗발치던 전투도 힘들었지만 모든 것이 얼어붙었던 추운 겨울은 참기 힘들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임진각에서 북한의 땅을 바라본 그는 아직도 분단의 아픔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하루빨리 남한과 북한이 하나 되어 분쟁이 그치고 많은 군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