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3시간 전 양측 합의…성숙한 선거문화 조성

총회 둘째 날 총회임원 선거에서는 기존 선거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사건이 일어났다.

모두가 숨죽인 목사부총회장 선거 1차 투표 결과가 나오자마자 당선인 한기채 목사(중앙교회)에게 뒤진 지형은 목사(성락교회)는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후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두 후보 모두 당선 요건인 총 투표 수의 2/3이상 득표하지 못했지만 지 목사는 즉시 패배를 인정하고 한기채 목사의 당선을 축하했다. 두 후보는 서로 끌어안고 축하와 위로의 메시지를 나누었다.

이와 동시에 2층 방청석에서는 “한기채 목사님의 부총회장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교단을 위해 뜨거운 열정으로 헌신해주시기를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지형은 목사”라고 쓴 대형 현수막이 내려와 대의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개 선거에서 이긴 후보 진영이 축하의 의미로 현수막을 내거는 경우는 있지만 패배한 후보 측에서 상대 후보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 선거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로 나뉘던 기존의 선거문화를 뒤엎는 성숙한 성결교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형은 목사 측의 현수막이 걸렸지만 반대로 지 목사가 당선이 되었다면 한기채 목사 측이 준비한 지형은 목사 당선 축하 현수막이 내려올 예정이었다.

후보 양측이 합의 하에 자신의 당선 축하 현수막을 걸지 않는 대신, 상대방의 당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양측 지방회가 아닌 제3의 인물을 통해서 나왔다. 당일 긴장이 감돌던 현장에서 투표 3시간 전에 양 후보 진영을 찾아가서 상대방 후보의 당선 축하 현수막을 제작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했고 두 후보 측은 이를 흔쾌히 수락한 것이다.

두 후보 측의 허락을 받은 강원동지방 인사들이 급히 현수막 2개를 제작해 목사부총회장 선거가 끝나자마자 지 목사 측 현수막을 펼친 것이다.

현수막 제작비용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감동한 모 대의원이 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대의원과 방청객들은 “역시 성결교회 목사들은 다르다”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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