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신체 등 불법 촬영물 공유·성 접대 등
잘못된 성 인식·여성의 인권 유린 문제 심각
“인간, 수단 아닌 ‘목적’으로 삼아야”
총신대 이상원 교수 ‘인간의 존엄성’ 강조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건들이 있다. 바로 일부 연예인들의 불법촬영물 공유 사건과 정계 인사의 성 접대 의혹, 10년 만에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한 연예인을 죽음으로 내몰은 성 상납 강요 사건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들이 발생 시기는 다르지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도구화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양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지난달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시민 단체들은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은 일관되게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성적 도구와 권력의 거래물로 지배 가능한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참여연대는 “여성의 인권과 존엄이 유린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한 뉴스 앵커는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성폭력 문화가 얼마나 일상적이고 만연해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잘못된 호기심’으로 피해자들의 영상을 공유·유포하고 가해자와 다를 바 없이 여성을 잘못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사건들이 불거진 후 포털사이트에는 ‘000동영상’이 검색어로 오르며 SNS와 카카오톡 메신저 등에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불법촬영물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이 유명 연예인의 이름과 함께 거론되며 퍼져나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해자들의 행동을 손가락질 하면서도 같은 성범죄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들을 비난하며 선을 긋지만 피해자들의 영상을 궁금해 하며 찾는 것은 가해자들과 동일하게 여성을 ‘전리품’, ‘상품화’한 시선으로 보는 점에서 다를 바가 없다는 말이다.

또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인터넷과 성에 국한된 문제로 보기 어렵다”며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여성을 그저 남성의 능력을 증명하는 대상물로 여기는 시각 등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인권 유린에 대한 죄의식이 없어져 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번 사건들에 대해 이상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기독교윤리학)는 “현대문화의 특징인 ‘자기중심적’ 태도로 인해 일부 남성들이 여성을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로서 남자와 여자 모두 고귀한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며 “남성의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목적을 위해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신성모독적인 의미”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기독교윤리의 핵심인 ‘타자중심적’ 태도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임마누엘 칸트의 말을 인용해 “인간을 수단으로 삼지 말고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무분별한 미디어에 노출된 현 사회에서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이 ‘안목의 정욕’을 범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인간의 마음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면 영혼과 정신이 더럽혀질 수 있다”며 “교회 안에서 성도들이 보는 것을 선별해 볼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보는 것에 대한 절제의 중요성을 강조해야한다”고 말했다.

여성을 비롯한 그 누구도 강자의 욕구 충족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없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고귀한 존재로서 존재해야 한다. 우리는 이 가장 기본적인 진리이자 기독교적인 도덕성을 사회에 어떻게 보여주고 알릴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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