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교회와 일본의 식민통치
‘저항’과 ‘복종’의 관점에서

김성호 박사
일제 치하 기간 중에 한국성결교회는 하나님의 뜻에 따른 ‘저항’과 ‘복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필자가 보기에, 1910년부터 1924년까지는 ‘복음전도’와 ‘부흥’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성결교회의 ‘복종’의 시기였으며, 1924년부터 1943년까지는 ‘복종’과 ‘저항’의 양면이 균형 있게 나타났던 시기였고, 1943년 이후는  ‘저항’의 모습이 더 나타났다.

물론 일제치하 전체에서 복종과 저항이 이분화 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성결교회는 복음전도관 시대에는 저항보다는 기도와 헌신 섬김의 형태로의 ‘복종’이 더 발견되었고, 교단 체제를 갖춘 1929년 성결교회시대부터는 ‘복종’과 ‘저항’의 모습이 균형 있게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일제치하 전체를 놓고 볼 때 신사참배를 최초로 거부했던 1924년 강경성결교회의 김복희와 주일학교 어린이 57명의 저항 사건은 한국성결교회의 ‘비폭력 저항’의 ‘표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일제 말(1939-1945)의 한국성결교회는 이명직 목사의 삶을 조명하고, 성결교회 총회록의 역사를 분석해 볼 때   ‘복종’과 ‘저항’이 어우러져,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아쉬운 때도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성결교회는 일제치하 당시 신사참배 했던 부분에 대해서 철저한 참회와 반성을 하고 회개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성결교회는 목회, 부흥, 복음 전도만을 목적으로 하는 ‘복종’ 일변도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나님의 말씀에 반하고 신앙고백문제에 대해 저항해야 했던 순간에는, 대부분 적극적인 저항을 했다.

일제치하에서 보여준 한국성결교회의 모습은 오늘날의 21세기 한국교회, 특히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 어떠한 과제를 요구하고 있는가?

첫째, 복음전도관이 지향했던 순수 복음 전도를 향한 열정의 회복이 시급하다. 특히 양반사회의 선입견 속에서도 굿중패나 남사당패가 했던 방법으로 전도했던 복음전도관의 전도방법을 조명하고, 현대 문화를 대하는 신학적 정립과 이에 따른 새로운 전도방법의 패러다임 마련이 요구된다.

둘째, 신앙고백과 믿음의 문제 앞에서, 자신의 삶의 안정을 포기하고 퇴학을 감수해야 했던 김복희 선생과 강경교회 어린이들의 ‘저항’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셋째, 이명직 목사의 삶과 동반되어 나타난, 전자급, 전자치 문제, 언론, 학교 통폐합 문제, 교회가 폐쇄되는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한국성결교회처럼 ‘복종’과 ‘저항’을 현실적합하고 시의적절하게 수행해야 한다.

오늘, 우리에게는 자신에게 발생하는 일과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해서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사중복음을 근거로 어떤 ‘복종’을 하고 어떤   ‘저항’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영적분별이 요구된다.(롬 12:2) ‘복종’이 앞섰던 일제 치하의 초기에 정치적인 저항이 없었다고 초기 한국성결교회를 비난하거나, 신사참배 문제와 성결교단 강제해산 과정에서 적극적 저항보다 소극적 저항을 보여준 선배들을 향해 왜 좀 더 적극적인 저항을 하지 못했느냐를 섣불리 책망하려 드는 것은 한국성결교회의 역사를 대하는 올바른 접근법은 아니라고 본다.

일제 말로 가면서 한국성결교회는 분명 일제의 요구들에 대해 그 때마다 믿음과 교회를 지켜내기 위한 ‘저항’을 하며 결국 ‘가시밭의 백합화’를 피워냈기 때문이다. 일제 치하의 ‘성결’은 고난이라는 가시밭 속에서 선배 성결교회인들이 피워낸 하얀 백합꽃이다. 성결교회는 일제치하에서 고난을 경험한 교회이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고난을 견디고 이겨냈을 때 얻어지는 열매가 무엇인지 잘 아는 교회이다.

3.1독립운동으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 여기에서의 기독교 대한 성결교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타자의 고통과 고난의 현장을 찾아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고난과 고통 속에서, 임마누엘 되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견디며, 나아가 가시와 같은 그들의 고통과 고난의 원인을 발견하고 제거해 나가도록 도우면서, 이 땅위에 새로운 백합꽃들을 아름답게 피워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제치하의 ‘복종’과 ‘저항’의 순간을 되짚어 보면서 지금, 여기에서의 한국성결교회의 ‘저항’과 ‘복종’의 대상과 하나님의 뜻은 과연 무엇인지 상황적합하고, 시대적합한 과제 찾기에 성결교회 전체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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