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선위 규정·전략 논의 선교사 참여 요청도
아프리카 선교전략회의 무슨 얘기 오갔나

▲2019 아프리카 선교전략회의 종합토론회에서는 선교사들이 자유롭게 선교 고민도 나누고,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도 개진했다.

2019 아프리카 선교전략회의가 열린 지난 1월 15~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모인 아프리카 선교사들은 2박 3일 동안 교단의 선교정책과 방향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나누었다. 특히 둘째 날 밤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깊이 있는 선교적 고민을 공유했다.

종합토론회는 해외선교위원장 이형로 목사의 진행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필요한 경우 이 위원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이형로 위원장은 “이번 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논문을 조금 더 보완해 책으로 엮어 발표하자”면서 “우리교단이 아프리카에 세운 교회가 몇 개인지, 신자가 몇 명인지 현황을 집계하고, 재산권도 그 나라법으로 다 정리해 책으로 엮으면 그 데이터를 기초로 앞으로 효율적으로 선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매년 2개 권역별로 전세계 8개 권역에서 선교전략회의를 열고 있는데, 아프리카에서 먼저 책이 나오면 앞으로 이것이 기준점이 되어 3년 후에 우리교단 해외 선교가 총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선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대해 선교사들은 공감을 표하면서도, 선교국에서 똑같은 자료를 계속 요구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선교사들은 “선교국에서 보고하는 내용을 잘 정리하고 업데이트해서 불필요한 요청이 중복으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에는 자유토론이 벌어졌다. 먼저 윤원로 선교사(코트디부아르)는  “해선위 운영규정은 선교사들의 사역과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정책이 현장에 매치가 안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것은 선교사 퇴직금 제도를 없애버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선교사들의 해선위 정책회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선교사는 “해선위 총회 직전에 정책회의를 할 때 권역별 대표 선교사들이 참여해 선교 현장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함께 논의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선교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권역대표들이 이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각 나라 대표 선교사들의 의견을 모아 해선위 정책회의에서 제안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발전계획과 전략을 논의만 하고 실현이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성식 선교사(잠비아)는 “해선위 40주년에 권역별 대표들이 선교사 긴급구호 매뉴얼을 제작하기로 하는 등 중요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정작 실현된 것은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일단 다함께 모여 생산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다뤄진 얘기들이 정책과 행정으로 실현되는 게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단 파송선교사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용범 선교사(케냐)는 “교단 선교가 폭이 넓어지려면 전문인 선교사와 평신도 선교사에게 파송 선교사 자격을 주어야 한다”면서 “우리교단은 목사 선교사 위주라 평신도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다른교단으로 넘어가는 분들을 종종 본다.

좋은 선교자원을 빼앗기지 않도록 선교사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선교사 선발부터 교육, 파송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돼 선교사들의 공감을 샀다. 현장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의견이 선교사 선발과 훈련 및 교육 커리큘럼에 반영되어야 현장에서 잘 적응하고 사역하는 선교사를 양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선교사 파송도 사역지를 훈련생 스스로 선택하기 보다 해선위에서 선교사가 필요한 곳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요청도 있었다. 매년 선교지 권역별로 훈련생을 모집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권역별로 모집하면 언어훈련도 꼭 ‘영어’뿐 아니라 ‘불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해당권역에서 많이 쓰는 언어를 함께 교육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손꼽혔다.

전문성을 강화한 선교사 모임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강창식 선교사는 “권역별로 교회개척팀, 신학교팀, 목회자연장 교육팀을 구성해 팀사역별 협력이 국가를 초월해서 권역별로 진행되길 바란다”면서 “권역 선교사들이 모여 분야별 사역 내용과 전략 등을 공유하는 게 시스템화 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헌도 선교사(우간다)는 선교전략회의의 전문화를 요청했다. 이 선교사는 “10년 전에 직능별로 선교사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공유된 의식과 사역을 나눌 때는 토의가 굉장히 뜨거웠다. 공감대가 있으니 진지하고 발전된 얘기가 많이 나왔다”면서 “신학교 사역자 그룹이나 NGO사역자 모임 등 직능별로 모이면 전문적이고 더 깊이 있는 논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더 세심하고 자세한 전략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나라별로 언어가 다른데 선교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성경책을 총회에서 지원해 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권역별 선교전략회의가 열리는 지역에서 유명한 선교학자나 신학자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발전된 선교를 할 것인가. 총회 및 선교국과 후원교회, 선교사들의 소통과 협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마지막 날까지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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