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육, 인성 형성까지 영향 끼쳐야”

조기연 교수
북미신학교육협의회(ATS)와 함께 신학교육 커리큘럼의 개혁을 시도한 신학대학들 중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에모리대학과 듀크대학 그리고 밴더빌트대학이다.

먼저, 에모리대학이 1988년부터 추진한 새로운 신대원 교육프로그램은 다음 세 가지의 전제 위에 서 있다. 첫째, 신학은 다양한 인간 조건에 대하여 살아계신 하나님께 응답하는 것. 둘째, 신학은 신앙적인 개념과 그 경험은 물론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실천을 포함한다. 셋째, 신학교육은 특정한 지식과 기술을 배움에서 그치지 않고 인성 형성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 프로그램을 안착시키기 위해서 에모리대학의 교수들은 다음 단계를 실천하였다. 먼저, ‘현장교육’을 위한 디렉터를 고용하고, 현장교육에 관한 과목을 개설했다. 모든 신대원 학생들은 입학 후 처음 2년 동안 ‘현장교육’을 이수해야 했다.

모든 신입생은 첫 1년 동안 정해진 그룹별로 매주 두 시간 교수 및 담당 조교와 함께 만난다. 가을학기에는 요한 웨슬리의  ‘은총의 일반적 수단’의 기초 위에서 신학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각 그룹은 사회봉사기관 혹은 병원 같은 치료기관에 등록하여 아틀란타 지역 사람들의 실제적인 필요들을 인식하고 해결하는 훈련을 한다.

2년차에 학생들은 고급 현장교육 과목을 수강하는데 매주 교회에서 모임을 갖는다. 가장 큰 변화는 ‘현장교육’ 이라는 과목을 정규교육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신학교육 커리큘럼의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듀크대학의 사례이다. 듀크대학은 “신학교육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사역을 위해 사람들을 준비시켜야 한다”는 명제를 성취하기 위해 신학교육에 있어서 “영혼을 돌보고 양육시키는” 것에 더 치중하였다. 그래서 새로운 커리큘럼은 다음 세 가지의 필요성에 치중하였다. 첫째, 학생들은 기독교적 정체성과 신앙의 실천에 대하여 보다 의도적으로 생각하여야 한다. 기독교적 정체성과 삶을 형성하고 양육하며 강화하기 위하여 기도(prayer)의 어휘를 심화시키고 확장시켜야 한다.

둘째, 학생들은 기도와 공부와 봉사의 상관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영성수련(spiritual formation) 프로그램은 학생들로 하여금 기독교 신앙과 실천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몸으로 살아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셋째, 영적 여로(旅路)의 근본적 형태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붙잡아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학생들은 신대원 1학년 때 6명에서 9명으로 구성된 영성수련그룹에 참여해야 한다. 둘째, 전담 목회경력 5년 이상 된 지역 목회자가 이 그룹의 리더가 된다. 셋째, 그룹은 1주일에 한번 1시간씩 만나며, 모임 중에는 반드시 기도가 동반되어야 한다. 넷째, 이 그룹은 ‘pass/fail’로 성적이 매겨지지만, 학생들은 반드시 이 모임에 출석하고 참여해야 한다.

이외에 학교는 영성수련 과목을 위한 전임교수 한명을 임명하였고, 신대원에 교목제도를 신설하였다. 종합적으로 듀크대학의 신학교육 커리큘럼 목표는 기독교적 전통 즉 성서적 신학적 역사적 유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높이고, 인격적이고 전문적인 성숙함을 추구하며, 주요 신학적 사회적 이슈들에 대하여 신학적으로 사고(思考)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특정 형식의 현대적 사역을 개념화하고 효과적으로 거기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 번째로, 밴더빌트신학교의 새로운 커리큘럼은 ‘프로그램 포커스’라고 불리는 제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프로그램 포커스는 일종의 과목들의 집합체로서 교회사, 조직신학 등 통상적인 신학 전공분야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프로그램 포커스는 각각의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 또는 장차 사역하게 될 분야에 대한 질문, 주제, 이슈 및 사역의 관점과 관련있는 여러 학문분야에서 담임교수(Advisor)와 협의하여 정하는 과목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표준적인 기독교 전통에 대한 지식과 그 전통에 대한 비판적 사고, 그리고 사역의 구체적 행동에 관계된 이슈들을 포함하여 전통과 상황의 접합점에 대한 통찰을 다루는 것을 포함한다. 모든 학생들은 입학 후 28학점의 기초 필수과목을 이수한 후에 이 프로그램 포커스로 들어가게 된다. 프로그램 포커스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학생이 자신의 소명과 사역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미의 신학교육 개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신학교육이 함께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기독교 신앙으로 이끌기 위해 사람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며, 어떻게 하면 신앙이 사람들의 삶의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지 신학생 스스로 생각하도록 훈련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새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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