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로 구원의 은혜 노래, 시조창 전수·보급 공헌

한얼정악연구소 제22회 정기공연 무대에서 정인경 집사(부산 대연교회·사진)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시조에 담아 노래했다. 순수한 우리 전통 음악과 시조 가락으로 하나님과 소통하고 싶었던 오랜 열망을 담아낸 것이다. 지난 7월 부산문화회관에서 ‘시조로 부르는 구원의 노래’란 제목으로 시조창 공연이 열린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이날 공연에는 기획을 맡은 정인경 집사를 비롯해 대연교회 중창단, 부산가야금 병창보존회, 해오름 춤 예술단, 부산시조보존회, 국립부산국악원 이희재, 한얼정악정가예술단원, 대금 연주가 채수만(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 산조 이수자), 피리 연주가 김용우(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부수석) 등 기량 높은 연주자 70여 명이 동참했다.

공연은 시조와 춤, 연주와 합창으로 표현하는 ‘천지창조’, ‘아담이 물려준 유산’, ‘예수탄생’, ‘십자가를 통한 구원’ 등 가야금병창으로 부르는 찬송가가 이어졌다.

정 집사는 평생의 꿈이던 이 공연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지난해 받은 부산예술인상 상금에 국민연금과 노령연금까지 더해 제작비에 보탰다.

“교회의 찬송가, 예배음악은 거의 서양음악들이에요. 우리나라의 악기, 가락을 사용한 국악 찬양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요. 예수님을 믿고부터 시조창으로 하나님을 꼭 찬양하고 싶었어요.” 

정인경 집사는 8년 전 부산 대연교회(임석웅 목사)에 처음 나왔다. 교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교회보다 불교 관련 행사에 자주 초대를 받았다. 불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시조창 공연을 할 때 불교계의 지원을 받고 불교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를 다니던 손자가 “할머니는 왜 교회에  안 다녀요?”라고 물었다. 정 집사는 “교회에 같이 가자”고 조르는 손자를 따라 교회를 다니게 됐지만 믿음이 쉽게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가 말기암에 걸린 교회 권사님 한분을 알게 됐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 분의 암이 낫기를 기도하면서 ‘권사님의 병이 치유되면 하나님이 계신 것을 믿겠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기도응답처럼 기적적으로 그 권사님의 암이 치유됐다. 이 사건을 통해 정 집사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생겨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냉랭했다.

이후 그는 교회 부흥회에 참석했다가 강사 목사님의 말씀이 가슴을 탁탁 치는 듯한 느낌을 받고 갑자기 둑이 터지듯 눈물을 쏟아냈다. 성령의 역사 가운데 하나님을 찬양하며 살지 않았던 지난날을 회개하고 시조창으로 찬양하라는 소명을 받았다. 부산문화회관 공연은 그런 믿음의 약속과 고백 가운데 열리게 된 것이다.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교회를 다니지 않던 정 집사의 제자와 연주자들도 신앙을 갖게 되는 전도의 역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정인경 집사는 우리나라 시조창 전수와 보급에 인생을 바친 인물이다. 1980년대부터 시조와 시조창을 익히기 시작한 정 집사는 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 예능보유자 정경태 선생에게 정가를 사사했고 1996년 정악의 가사 부문 이수자가 됐다.

1996년 전국가사경창대회 장원, 1998년 계간 현대시조 신인상 수상으로 시조시인 등단, 2004년 전국 시조가곡가사 경창대회 대통령상, 2017년 부산예술대상(부산예총 시행) 등으로 시조 사랑의 이력과 수상이 이어졌다.

그 사이 전국청소년 시조예술제를 23년간 열었고 각급학교 교원 연수와 학생 교육을 무수히 했다. 시조창 보급을 위해 교육자료를 직접 만들어 전국 초·중·고등학교도 찾아가 학생과 교사들에게 시조창을 무료로 강습했다. 강원도와 전라도 등 천리길로 마다하지 않았다.

“서양음악이 우리음악이 되고 국악은 특기적성으로 전락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교회에서 시조로 찬송가를 부르는 날이 오도록 미약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국악 찬양의 새 길을 열어가는 정인경 집사의 헌신이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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