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포럼 만리현교회서 열려 ··· 선교단체 연합으로 진행

제주도 예멘 난민사태로 우리사회에  ‘이슬람 공포’가 확산되고, ‘무슬림 혐오’가 극에 달하고 있다. ‘가짜 난민’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이들에 대한 적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난민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 보는 ‘난민포럼’이 지난 8월 30일 서울 만리현교회(이형로 목사)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8월 30일 만리현교회에서 열린 '난민포럼' 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난민문제를 진단하고 갈등해결 방안 등을 제시한 발제자들.

이날 열린 난민포럼은 무슬림이주민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모임 엠넷코리아(MNETKOREA, 회장 전철한 선교사)가 주관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협찬, 온누리교회M센터와 우리교단 해외선교위원회, 앗쌀람이 후원했다.

포럼을 시작하며 전철한 선교사는   “전세계 인구의 7분의 1이 난민(이주민 포함)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난민문제에 눈감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우리 사회의 이주민, 그리고 그 중에 난민을 어떻게 선교해야 할 것인가 논의해 보자”고 자유로운 토론을 제안했다.

이어 예멘에서 13년간 선교사로 활동했던 ‘예멘 난민을 위한 사마리안행동’ 대표 박준범 선교사가 ‘예멘의 상황과 난민’에 대해 발제했다. 박 선교사는 “지난 5월 초 예멘 난민 505명이 제주도에 온 후 그들을 케어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멘인들이 진짜 난민이냐는 질문을 많이하는데 이 질문자체가 모순”이라며 “예멘에서는 일주일, 한 달에 한 번씩 폭격이 가해져 몇 천명씩 죽어가는 전쟁이 4~5년째 계속되고 있다.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고국을 버리고 온 사람들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선교사는 또 왜 난민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지 배경을 설명한 후 “그들은 전쟁 피난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박 선교사가 사역하는 ‘사마리안행동’은 지난 달 8일 제주 애월읍 인근 펜션 3개동을 렌트해 ‘사마리안 하우스’라 이름 짓고 예멘인들에게 거처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공동생활을 하며 지내다보니 이들 중 성경을 배우고 싶다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선교적 열매가 맺어진다”는게 박 선교사의 주장이다.

난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는 사단법인 피난처 이호택 대표는 “목숨걸고 살겠다고 오는 난민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9월 말부터 이들은 육지로 올 것인데 이제 교회는 이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량난민 유입이라고 하지만 사실 한국사회는 전세계 난민 6,870만 명 중 극히 일부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단지 싫다는 이유로 이들을 내쫓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교단 해외선교위원장 이형로 목사는 성경말씀을 통해 난민을 돌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목사는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특별히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많으셨고,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출 23:9), ‘거류민을 학대하지 말라’(레 19:33~34)고 분명히 말씀하셨다”며 이것이 기독교인이 보여야할 자세임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또 “성경적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또한 난민이고, 난민은 우리의 이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눈, 긍휼의 마음으로 그들을 품고 영혼을 위한 선교, 육체의 복지를 위한 봉사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난민이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더 박해받고 있다”며 “지금의 한국사회는 중세시대처럼 종교를 고백해서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 살리고, 아니면 죽이는 이단심판관과 같이 비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 변호사는 “난민이 들어오면 여성들이 위험해진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여성들이 위험한 것은 난민 때문이 아닌데도 사회의 불안은 갑자기 불어나고 있다. 한국사회가 취업이 어렵고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것도 난민 때문이 아닌데, 마침 난민이 등장하니 원인을 난민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 후에는 김종일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진행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한 질문자가 난민지위를 얻으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묻자, 발제자들은 “난민지위를 인정받는다고 해서 대단한 권리를 갖게되는 것은 아니다. 쫓겨나지 않고 취업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질 뿐”이라고 답했다.

왜 하필 우리나라에 난민이 대거 유입된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대답은 “그들은 갈 곳을 모르고 흘러왔다”였다. 말레이시아에서 체류시기가 지난 후 주변에 유일하게 갈 수 있는 곳이 ‘제주도’였다는 설명이다.

또 이날 발제자들은 난민에 대한 막연한 적대와 증오심을 우리사회에 심는데 한국교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고 “목숨 걸고 선교지에 나가서 복음도 전하는데 왜 이 땅을 찾아온 난민은 선교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는지 의식과 시선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난민들도 우리나라에 정착하려 한다면 자신들의 문화만 고집하면 안되고, 우리 문화를 익히고, 법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2차 서울 난민포럼은 오는 9월 21일에 서울 관악구 은현교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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