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없는 답변 논란의 도마에 올라
대책위, 진상 파악 후 재답변 요청

청와대가 백영모 선교사 석방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에 응답했지만 무성의한 태도와 답변 내용의 진실성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백영모 선교사 석방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은 지난 6월 17일 시작된 후 7월 16일 오전 8시 경 극적으로 20만 명을 돌파,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청원에 참여한 국민들이 정부가 백영모 선교사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적극 대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청와대가 지난 8월 3일 내놓은 답변과 태도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방송에 나선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방송 초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부터 언급했다. 게다가 정혜승 센터장은 카메라 감독이 “오늘은 어떤 청원인가요?”라고 묻자 “청원 답변을 해야 하는데”라며 그제서야 청원 내용을 살펴봤다.

이어 그는 “창이 너무 많이 열려 있어서 찾아봐야 한다”고 대답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청원에 동참한 국민들에게 보일 태도는 분명히 아니었다. 결국 총 9분의 영상 중 본격적인 답변은 2분이 지나서야 시작됐다. 사연을 읽기 시작한 정 센터장은 “다른 부서에서 답변해야 하지만 일정상 제가 하게 되었다”며 전문성까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발언을 했다.

문제는 그의 태도만이 아니었다. 정혜승 센터장은 “백영모 선교사 사건은 그가 속한 교회의 학교 소유권 분쟁에서 비롯됐다”며 “현지 대사관을 중심으로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백 선교사는 다행히 현재 건강상 큰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핵심은 소유권 분쟁이 아닌데도 청와대는 백 선교사의 사건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가족과 관계자들은 백 선교사 구금 후 무책임했던 대사관의 행동을 지적하는 등 청와대의 답변과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물론 건강에 대한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

불과 3분 남짓한 백 선교사 국민청원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후 3분 가량은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와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한반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분명히 ‘필리핀 감옥에 구금된 남편 선교사를 도와달라’는 청원에 답변하기 위한 방송이었지만 절반 이상이 국민청원과는 상관없는 내용으로 채워진 것이다. 여기에 학교 소유권 분쟁과 건강 문제 등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진실을 호도했다.

20만 명이 간절한 마음으로 참여한 국민청원에 청와대는 무성의한 태도와 잘못된 내용으로 응답했다. 청와대의 제대로 된 상황파악과 해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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