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추위 구성했지만 실제 통합까지는 험난할 듯

교계연합단체 통합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실제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각 단체마다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단체의 행보를 볼 때 결과를 내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최기학 전계헌 전명구 이영훈 목사, 이하 한교총)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이하 한기총),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 이동석 목사, 이하 한기연)이 연합단체 통합을 주창하고 나섰지만 모두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교총과 한기총은 지난 4월 3일 양 기관의 통합 합의서를 작성한 후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당시 양 기관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양쪽에 통합결의를 마친다’, ‘7.7.정관을 기본 골격으로 하되 그 당시 가입된 교단은 특별한 이의 제기가 없으면 그대로 인정하며, 그 이후 한교총ㆍ한기총 가입교단은 인정하되 문제가 되는 교단은 재심의해 받아들인다’ 등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한교총은 지난 4월 18일 열린 상임회장단 회의에서 법인 설립을 추인했다. 지난해 12월 정기총회를 개최한 이후 비법인 상태를 유지해온 한교총이 이르면 5월 말까지 법인 창립총회를 열기로 결정한 것이다. 한교총 차원에서의 법인 설립은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상 한기총과의 통합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실제로 한교총 실무자들은 한기총과의 통합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4월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진 양측은 “통합이라는 큰 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합의서 내용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실무자들은 “대표회장들이 성급하게 합의서에 서명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합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은 통합추진위원장 선정부터 내홍을 겪었다. 임원회도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추진위원장을 선임하고 합의서까지 작성한 것은 경솔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엄기호 대표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이고 이단 논쟁도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형교단 중심의 한교총과의 통합에 회의적인 중소교단의 우려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연은 가장 암담한 상황이다. 한기연은 지난 4월 19일 임원회를 열고 통합추진위원 5명을 인준하고 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통합추진위원장은 상임회장 권태진 목사이고 위원은 직전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고시영 목사(예장통합), 송태섭 목사(고려개혁), 김효종 목사(호헌) 등이다.

그러나 통합 대상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문제이다. 최근까지 한기총과의 통합을 추진했지만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었고 그나마 한기총이 한교총과 통합에 합의하면서 통합 대상이 사라진 셈이다. 한교총도 아직 한기연을 통합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연 통합추진위원회의 회의 결정 과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기연 임원회는 통추위원회에 통합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주요 결정은 대표회장에게 보고해야 하고, 대표회장은 다시 증경 대표회장들과 상의해야하는 구조이다. 타 기관과의 통합은 정확한 판단과 빠른 결정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구조상으로는 시간이 걸리고 더딜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대화 상대마저 마땅치 않은 한기연의 활동이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구들이 모두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에 대한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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