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독교대한감리회 유지재단이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 이하 ‘하나님의교회’)에게 소속 교회의 건물을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교회 건물을 매각할 때 상대가 이단인지 모르고 매각하는 경우는 있지만 감리교 유지재단은 매수자가 하나님의교회 측인 줄 알면서 매각을 승인했다. 지교회가 교단 몰래 교회 건물을 매각하거나 이단의 제3자 매수방식에 속아서 이단에게 건물을 파는 경우는 있어도 교단의 재산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유지재단에서 공식 결의를 통해 지교회의 교회당을 이단에게 매각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시 40억 원에 매입 의사를 밝힌 인근 교회도 있었다고 하는데, 매각 대금을 더 받겠다고 유지재단이 공교회의 재산을 이단에게 넘긴 꼴이 되었다. 심지어 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회의 자료를 찢어서 폐기하라는 안내까지 했다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재산 처분 승인권이 있는 유지재단으로서는 이번 결정이 지교회의 사정을 ‘나 몰라’라 할 수 없고, 또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신앙적으로는 분명히 위법한 일을 했다. 감리교의 전통인 ‘감독권’을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하나님의교회는 “교주를 신격화하고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못된 구원관으로 사람들을 미혹한다”는 이유로 감리회를 비롯한 예장 통합과 합동 등 국내 주요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이다. 최근 법원에서도 하나님의교회가 1988년, 1999년, 2012년 ‘시한부 종말론’을 반복적으로 주장했고 이를 통해 신도들의 재산을 ‘갈취’하고 ‘가출과 이혼’을 조장했다는 피해자들의 절규가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런 하나님의교회는 2010년 이후 기성 교회당  매입을 적극 시도하고 있다. ‘현대종교’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는 2012년 헌당예배란 이름으로 29곳의 건물에서 집회를 열었고, 2013년에는 16곳, 2014년 5곳, 2015년에는 40곳에 이어 2016년에 경기 권을 비롯해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등 30여 곳에 건물을 마련하는 등 최근 10년 동안 120곳에 건물을 마련했다. 전국 400여개 건물 중 20% 가량은 기성 교회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각 대금도 100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 제3자를 내세워 적법한 매매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모르고 속아서’ 매매가 이루어지는데, 감리회 유지재단은 ‘알고 의도적으로’ 진행한 것이라 충격이 크다. 이것은 단순한 종교단체 간 건물매매가 아니라, 교인들의 헌신과 십자가의 거룩한 공간이 훼손되는 것이라 더욱 그렇다.

하나님교회 등 이단들이 이렇게 기성교회 건물을 매입하려는 것은 정통교회의 건물을 사들이면 마치 자신들도 정통교회인 것처럼 행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단이라는 굴레를 감추는 데 기존교회를 매입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은 정통교회와 이단단체를 잘 구분하지 못하므로 지역주민들을 보다 쉽게 포교하기 위해 기존 교회당을 선호하는 것이다. 하나님의교회가 주로 대로변에 있던 교회나 관공서로 사용되던 건물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감리회 유지재단은 이단에 동조하는 꼴이 되었다. 이단과의 영적 싸움 전선에 큰 혼란도 초래했다. 이단이 교회를 매입해 자리를 잡으면 ‘교회’는 ‘이단 포교의 거점’이 된다. 그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에도 하나님의교회 측은 어머니 하나님의 이름으로 접근할 것이다. 이는 한 지역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개인과 가정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감리교 유지재단은 이단에 미혹될 빌미를 제공했음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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