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는 불규칙한 사례비·영적 고갈도 47.1%
다양한 이중직·영적 네트워크 구성 고려해야

소형교회 목회자 5명 중 1명은 사례비를 받지 않고 있으며 절반은 영적 고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을 위한 후원과 영적 돌봄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 정재영 교수)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 목사)가 지난 12월 1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소형교회 목회자의 3분의 1은 사례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사례비를 전혀 받지 않는 경우는 21.4%였으며, 부정기적으로 받는 경우는 8.3%였다. 사례비를 받더라도 연간 2,000만 원 미만을 받는 목회자가 42%에 달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이지만 외부 지원을 받고 있는 교회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응답자의 40.8%만이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대답한 것이다.

외부 재정지원이 교회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72.6%가 ‘30% 이하’, 8.3%의 교회가 51%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외부에서 재정을 지원받아도 교회예산이 크게 늘어나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외부 재정지원이 증가하고 있는가란 질문에는 불과 2.4%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감소는 21.4%였다. 결국 소형교회 목회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목회하고 있고 외부 재정지원도 많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중직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7.5%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한 이중직을 하고 있는 목회자의 41.7%는 사례비를 받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중직 목회자 10명 중 4명은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지 않고 스스로 생활비를 버는 것이다.

이중직을 경험했던 직종을 묻는 질문(중복응답)에는 학원강사/과외가 22.2%로 가장 많았으며 자영업, 복지사업, 단순 노무직, 학교 강의, 출판/편집, 택배/물류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생계를 위해 목회와 상관없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이중직을 가질 의향이 있는가란 질문에는 절반 가까이(45.1%)가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별 특성을 보면 40대 이하(60.5%), 출석교인 50명 이하(56.8%), 읍면교회(68.6%)일수록 긍정적인 답변이 높았다. 소형교회 목회자의 절반 가까이는 생계에 대한 문제 때문에 이중직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다양한 형태의 이중직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소형교회 목회자들의 생활비와 사역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제한적으로 인정해 온 기관목회나 전문직에 한정된 이중직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이중직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각 지자체에서 실시 중인 마을코디네이터 등은 교회와 지역사회가 서로 돕고 함께 사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정 교수는 “소형교회 목회자의 30%가 안정된 사례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목회를 교회 안에서의 활동만으로 규정하고 제한하는 것은 무리”라며 “이들이 교회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와 주민 등과 함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적 고갈을 경험한 목회자도 절반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응답자의 47.1%는 영적 고갈을 경험했으며 고갈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도와 묵상에 힘쓴다’는 응답(56.7%)이 가장 많았다. 물론 목회자의 영적 고갈은 소형교회 목회자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목회자와의 교류나 상담보다 혼자 기도와 묵상에 힘썼다는 응답률로 볼 때 이들을 위한 영적 네트워크 마련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정재영 교수는 “영적 고갈은 결국 영성의 회복이 문제인데 혼자 고민하고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함께 기도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지역별 목회자 기도모임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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