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입장 밝혔지만 반대기류 확산
통합 전 총회장단 우려 표시·신학생 반대 기도회

명성교회가 ‘담임목사 청빙과정에 관한 입장’을 밝혔지만 세습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 확산되고 있다.

명성교회는 지난 11월 24일 당회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여러 염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겠다”며 “더 성숙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상처받은 노회와 총회에 가깝게 다가서 겸손히 섬기겠다”고 밝혔다.

또한 “세상과 교계의 우려에 공감하며, 다만 그 우려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담임목사의 취임인사처럼 더욱 겸손하게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이웃과 민족을 향한 사명을 성실히 감당해 나가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명성교회는 통합총회의 대물림방지법을 둘러싼 ‘불법 위임’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명성교회는 성명서에서 “김하나 목사 위임 청빙은 공동의회 2/3의 찬성에 따라 통과됐다”며 “공동의회에서 통과된 안건을 놓고 오랫동안 기도하던 중 제101회기 총회 헌법위원회가 교단이 채택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과 정치원리 등에 합당치 않아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사료되어 보완 개정해야 한다고 결의했고, 헌법위는 총회 임원회가 받아들인 헌법 해석을 제102회 교단 총회에 보고해 받아들여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회측은 “명성 신앙공동체의 안정과 비전을 우선시 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명성교회를 걱정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많은 분들의 염려와 걱정이 한국교회와 명성 교우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오직 주님을 향한 변함없는 모습으로 믿음의 온전함을 더해가도록 더 기도드리며 전심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명성교회의 이런 입장 발표에도 세습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는 다음 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명성교회가 입장을 내고 노회와 총회의 염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세습금지법을 어긴 것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는 듯 궤변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반연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임원회와 헌법위원회는 세습금지법이 유효하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며 세습을 금지한 총회 헌법에 따라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 위임목사가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계 뿐만 아니라 교단 내에서도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예장통합 전 총회장단은 지난 11월 21~24일 열린 모임에서 해당 노회와 교회가 사안의 심각성을 자각해 깊이 회개하고 기도할 것을 촉구하고 “전국 교회가 납득할만한 자세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신대 신학생들의 반대 기도회와 졸업생들의 성명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장신대 신학생 150여 명은 지난 11월 23일 교내에서 세습반대 기도회를 열고 세습철회를 촉구했다. 참가학생들은 “이번 기도회는 명성교회 부자 세습이 명백한 불법이며 성경의 가치에 어긋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준비했다”며 세습을 철회할 때까지 기도회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또한 졸업생들도 기수별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명성교회 세습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회와 사회가 집중하고 있는 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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