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단교회, ‘오아시스클리닉’… 무료진료·법률상담도

장충단교회(박순영 목사)가 한 달에 한 번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의료봉사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충단교회 선교위원회(위원장 송치욱 장로) 의료선교부(부장 남창희 장로)는 지난 4월부터 교회 교육관 3, 4층에서 ‘장충단 오아시스클리닉’을 열고 몽골인 등 지역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진료와 건강검진, 한방치료, 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오아시스클리닉’은 말 그대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평소 시간과 비용 문제 때문에 병원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돈 걱정 없이 전문의에게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일하면서 겪는 비자와 노동 문제 등의 법률상담도 받을 수 있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장충단교회 국내선교사역의 일환이지만 그 효과는 외국에 나가 복음을 전하는 것 이상이다. 교회에서 조건 없이 베푸는 사랑에 감동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교회에 출석하는 결실이 맺어지고 있다.

오아시스클리닉이 열린 지난 11월 19일은 추수감사주일에도 100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장충단교회를 찾았다.

입구에서 먼저 이름과 희망 진료과목 등을 작성하면 자원봉사자의 안내에 따라 내과, 치과, 한방 진료와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다. 송치욱 장로(내과), 남창희 장로(치과), 조준호 안수집사(응급의학과), 박건 집사(내과), 강정윤 집사(비뇨기과), 안규석 장로(한방), 송철민 안수집사(한방) 등 전문 의료진이 포진해 있다.

특히 초음파 의료기기를 운영해 보다 정확한 진료가 이루어지게 특징이다. 법률상담은 변호사인 양동수 장로와 김서영 청년이 맡고 있다.

클리닉에는 의료·법률 전문가 외에도 간호사, 청·장년 자원봉사자 등 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몽골인 진료자가 많은 클리닉의 특성상 몽골인 10여 명이 통역 봉사를 하고 있다. 4월에 시작해 8개월 동안 꾸준히 클리닉이 열리면서 이제는 소문이 전국에 퍼져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도 찾아오고 있다.

클리닉에서 두 번째 치과진료를 받은 깡바트 씨(42세, 몽골)는 이날도 충북 음성에서 버스를 타고 찾아왔다. 깡바트 씨는 “지방에서는 이런 무료진료소를 못 봤는데 아무 걱정 없이 치과 진료를 받아서 너무 감사하다”며 “다른 친구들에게도 오아시스클리닉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클리닉에서는 진료 후 처방에 따라 1주일분의 약도 조제해 준다. 처방약은 제약사들이 후원과 나눔으로 마련하고 있다.

5월부터 벌써 세 번째 진료를 받은 한드수랭 씨(55세, 몽골)는 경기도 오산에서 왔다. 위염으로 고생했는데 클리닉에서 처방 받은 약을 먹고 크게 호전됐다고 했다.

이처럼 오아시스클리닉은 낯선 타향에서 몸과 마음이 아픈 외국인 근로자들의 상처를 싸매고 위로하는 예수사랑을 실천하는 장이 되고 있다. 오아시스클리닉을 시작하면서 교회의 지원도 있지만 성도들의 십시일반 헌금도 모이고 있다. 

장충단교회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의료봉사에 나서게 된 것은 지역적 특성도 작용했다. 교회에서 가까운 동대문의 광희동 골목은 몽골인들이 많이 모여 ‘몽골타운’으로 불린다. 몽골타운 옆으로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음식을 선보이는 식당도 성업 중이다.

장충단교회는 오래 전부터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동대문 지역을 거점으로 선교하는 문제를 놓고 기도하던 중 의료선교부가 국내 선교사업의 일환으로 4월부터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봉사를 하게 됐다.

장충단교회 선교위원장 송치욱 장로는 “위험지역에 직접 들어가 선교하는 사역도 귀하지만 타국에서 힘들어하며 살아가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것도 선교적 사명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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