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비도 건축헌금 모두 바쳐
폐쇄 직전 교회서 무보수 사역

은퇴 후 작은 교회 사역을 돕던 백승석 목사(사진)가 지난 11월 3일 향년 88세를 일기로 소천했다.

백 목사는 40여 년의 목회를 마치고 은퇴 한 후 2007년 78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폐쇄 직전인 작은 교회에서 10년 가까이 무보수로 협동사역을 했다.

70세 정년은퇴한 후 일산 신도시로 이사한 백 목사는 집 근처에 있는 대화제일교회가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흔쾌히 도움을 손길을 내밀었다. 담임목사가 간암으로 소천하고 이어 부임한 전도사마저 병으로 쓰러져 더 이상 교회 유지가 어려웠을 때 설교와 교회 행정 등을 도맡아 봉사했다. 백 목사의 헌신 덕분에 대화제일교회는 전 담임목사 부인이 신학공부를 미치고 교역자로 취임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일평생 자기 집 한 채 없이 청렴하게 살아온 백 목사는 대화제일교회에서 사역하는 동안 사역비를 받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주보 복사비 등 교회 운영비를 보태 감동을 주었다.

이진숙 목사(대화제일교회)는 “교회가 가장 어려울 때 오셔서 헌신해 주시고, 제가 신학공부를 하고 목사 안수를 받기까지 곁에서 늘 기도와 응원을 해주셔서 평생 은인으로 생각했지만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으셨다”면서 “또 오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다시 와보지 못하고 소천하셔서 마음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백 목사는 자신의 퇴직금도 사역했던 교회에 건축헌금으로 바치고, 교역자 연금으로 어렵게 생활하면서도 작은 교회를 돕는 사역에는 아낌없이 베풀었다. 마지막 눈을 감을 때까지 자신보다는 교회 걱정을 한 백 목사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목회자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 목사의 천국환송예배는 지난 11월 6일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서울서지방회장으로 엄수됐다. 그가 마지막 가는 길에는 아들 백병돈 목사(신일교회) 등 유가족과 서울서지방회장 홍영수 목사, 전 총회장 이정복 목사, 박홍운 원로목사 등 선후배 동료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했다.

아들 백병돈 목사는 “목회에 전념하시느라 가정을 돌보지 못한 것이 어릴 적에는 아쉬웠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면 진정한 목회자의 길을 걸으신 그런 아버지를 좇지 못하는 못난 자식의 모습이 더 안타깝고 아쉽다”며 눈물을 흘렸다.

백승석 목사는 서울신대를 졸업하고, 서삼교회와 왕궁교회, 삼송중앙교회, 대광교회, 아름다운교회 등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또 전북지방회장, 서울서지방회장, 교회학교전국연합회 부회장, 고양시 기독교연합회장, 경서신학교 이사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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