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예수와의 첫 사랑 기억해야”
신앙 정체성 지키기 위한 노력 요청

“미국의 복음주의 대학교는 세속화에 물들면서 복음의 열정을 잃고 있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신학교만의 신학과 전통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 10월 10일과 13일 카우만 강좌에서 강연한 크리스 바운스 교수(애즈베리대학교·사진)는 미국 복음주의 대학교는 이미 세속화되었다고 진단하고 한국의 신학교들은 신앙의 첫 사랑을 지켜나갈 것을 당부했다.

바운스 교수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복음주의 대학들은 ‘신앙의 정체성 상실’과 ‘성적 타락’이라는 문제점을 앓고 있다. 그는 “많은 기독교 대학이 예배 때마다 신앙고백을 하지만 교리도 모르고 의미에도 관심이 없는 세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바운스 교수는 이렇게 된 이유로 ‘포스트 기독교 문화’를 들었다. 과거 미국을 이끌었던 기독교 문화는 쇠퇴하고 반 기독교와 도덕적 타락으로 인한 신앙 약화가 신학교에까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세대만 해도 교회에 가는 일이 자연스러웠고 교회 문화가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쳤지만 지금은 교회는 물론이고 신학교에서도 신앙을 고수하기 힘들게 되었다”며 “특히 세상의 성공논리와 다를 바 없는 설교, 기복신앙은 우리가 복음의 본질로부터 더 멀어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바운스 교수는 대안으로 ‘대학의 역사와 신학을 기억하기 위한 반복적인 노력’을 제안했다. 초창기 대학이 세워질 당시 가졌던 신앙고백을 기억하고 신앙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은 학문성과 사업성, 성공 발전이라는 논리로 기독교의 정체성을 포기한 결과 세속화라는 부작용을 맞게 되었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협력하고 교수들이 고집스럽게 신앙과 설립 정신을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바운스 교수는 복음주의 대학 내에 만연한 성적 타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과거에는 결혼 전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높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신학교에서는 동성애 결혼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성애 문제를 비롯해 성 의식, 순결 등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성애를 반대하면 사회정의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고 정부의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장학금 지원도 끊기는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분명한 가치가 있다”며 “한국의 교회와 신학교가 예수님의 첫 사랑을 기억하고 굳은 신앙 절개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크리스 바운스 교수는 미국 애즈베리신학교를 졸업하고 인디애나 웨슬리안대학 교수로 오랫동안 일했으며 지난 해부터 모교인 애즈베리신학교 신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2009년 제7회 카우만 기념강좌에서 ‘웨슬리안-성결운동 전통의 구원관과 완전성화론’을 주제로 강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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