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의 땅 임자도 A부터 Z까지
홀대 받는 순교 흔적도 생생하게 짚어

용서의 땅 임자도 이야기와 그 땅의 순교자 이야기가 ‘태양을 삼킨 섬’이라는 책으로 출판됐다. 이 책은 기존의 임자도의 순교자들을 다룬 다른 책들과 다르다. 숭고한 순교정신을 되새기는 한편 낡아버린 순교기념탑, 대파밭 사이에 방치된 순교터, 잡초만 무성한 이판일 장로 가족묘 등 정작 순교의 흔적들이 홀대받고 있는 현실도 생생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임자도의 특산물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충실하게 설명, 묘사하고 있는 점도 특별하다. 주민들과의 인터뷰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살려 담았다. 임자도에 가보지 않은 독자들도 이 책을 읽다보면 임자도 현지에 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임자도 특산물인 대파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대파의 효능은 물론 어떻게 키워서 시장에 내놓는지의 과정들도 꼼꼼하게 담았다. 임자도의 A부터 Z까지 모두 담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역력한 책이다.

‘태양을 삼킨 섬’은 모두 여섯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는 새우, 대파 등 임자도의 특산물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담고 있다. 2장은 임자도에서 유배 생활을 한 19세기 조선 화가 조희룡과 전국 제일의 민어 어시장으로 명성을 날려 일제가 눈독을 들인 타리파시 이야기로 이어진다.

3장은 이판일 장로가 문준경 전도사를 만나 변화되는 과정을, 4장은 한국 전쟁 당시 위협받으면서도 교회를 지킨 이판일, 이판성 형제 이야기와 일가족의 순교 이야기를 다룬다. 5장은 이판일 장로의 아들 이인재 목사가 가족들을 죽인 살인자들을 용서한 이야기, 6장은 임자도와 주변 섬들의 교회 이야기를 담았다.

부록에는 ‘임자도 일대 상세 지도’와 ‘임자도 일대 교통 안내’, ‘임자도 일대 여행 정보’ 등을 알차게 담아 책을 읽고 임자도를 찾아가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순교의 피 위에 용서와 사랑이 꽃 핀 땅, 임자도. 책 ‘태양을 삼킨 섬’에는 임자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묵묵히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는 섬의 생생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유승준/홍성사/352쪽/1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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