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의혹 K 교수 임용 취소 불구 논란 남아
K 교수 통일교 의혹 부인 … 검증 강화 과제 남겨

서울신학대학교 일본어 원어민 교수로 임용 절차를 밟던 중 통일교 신도로 의심받았던 K 교수의 교원 임용이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본인 K 교수는 지난 6월 22일 열린 서울신대 이사회에서 일본어과 비정년트랙 원어민 교수로 특별채용이 결정되었지만 임용 계약체결 전에 과거 통일교 전력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임용이 취소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 인사검증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일본어 원어민 교수 임용 논란 과정을 살펴봤다.

통일교 신자의혹 알았나? 몰랐나?
K 교수가 통일교 신도로 의심된다는 제보가 들어온 것은 지난 7월 11일이었다. 교내 한 교수가 2005년 광주광역시의 통일교 목사가 K 교수 부부를 심방했다고 올린 인터넷 블로그 내용을 발췌해 전달한 것이다. 이전까지 대학 측은 통일교 전력 의혹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학 측은 “대학과 이사회에서 면접을 진행했지만 통일교 신자로 의심할 만한 것이 전혀 없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기독교 신앙을 확인했다. 당사자도 건학 및 교육이념, 사명선언문에 동의했다”고 해명했다.

추천서를 써준 ㅈ교회 담임목사도 “교회에 매주 출석해 성경공부도 하고, 헌금생활도 충실히 했으며 신앙에 대한 진지함이 있었다”면서 “통일교 관련설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K 교수 사퇴인가? 임용취소인가?
K 교수는 교원 임용을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이다. 논란의 핵심에 있는 K 교수는 7월 13일 학교 자체조사를 받고 계약 철회를 요청하는 문자 메시지를 대학 인사 담당자에게 보냈다.

K 교수는 “이 건에 대해 결백하다. 블로그에 올린 사람한테는 남편이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이처럼 불명예스럽게 조사를 받는 이상 서울신대에서 교수생활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임용을 정중히 거절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K 교수의 계약 철회 의사와 상관없이 대학 측에서도 13일 임용 취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세영 총장은 “임용 과정에서 면밀하게 검증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사장님과 논의 후 내부적으로 임용취소 결정을 내리고 후속 행정절차를 지시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사후 조사 및 조치가 미흡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수와 학생, 동문들은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특히 제보 후에도 대학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다행히 교내에서 제보를 했지만 일주일 동안 학교 측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문제 제기한 사람들이 오히려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서울신대 졸업생 및 재학생은 7월 21일 오전 서울신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은 K교수의 통일교 관련 의혹에 대해 명확히 조사하지 않고 유야무야로 사태를 덮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K 교수를 통일교로 의심할 만한 요소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 측은 제보를 받은 후 K 교수와 자체 검증 및 조사에 나섰다고 항변했다.

대학 측은 “원어민 교수 채용과 관련된 제보를 접한 후 즉시 그 내용의 중대성을 공감하여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조사한 후 임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신속하고 진지하게 대응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대학은 당사자와 추천자, 통일교 관련자 등을 대상 조사한 보고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K교수가  “전남대학교 박사학위 과정생 중에는 통일교 관련 일본인 대학원생들이 있었고, 가족들 교류가 있었으나 백선문화대학교 부임 후는 교류가 단절되었다”면서 “통일교 신자가 아니고, 통일교와 어떤 교류 및 접촉이 없었다”라고 답변 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대학 측은 또 K 교수를 추천한 극동대학교의 교무처장과 일본인 원어민 교수, 전임 통일교 사무국장, 통일교 임원 등에게 통화 및 탐문조사를 벌였으나 “통일교와 전혀 무관하다”는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K 교수, 통일교 신자가 맞는가?
이번 인사 문제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K 교수의 통일교 관련성 여부다.

본 지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본에 머물고 있는 K 교수와 어렵게 접촉해 문자로 입장을 들어봤다.

 K 교수는 통일교 신자라는 의혹에 대해 “대학원 친구들 중 통일교 교인도 있었고 같은 일본인으로 친하게 지냈지만 (나는) 통일교는 아니다”며 앞서 조사 내용과 비슷한 답변을 했다.

통일교 훈독교회 주소록에 K 교수 부부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예전에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제멋대로 올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또 통일교 소속 기관에서 발견된 남편의 이름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며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도 “남편까지 대학 교수도 아닌데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벌써 많이 상처를 받았다”고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과거에 교회에 다닌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독교계 합창단에 다녀 본적이 있습니다만 더 이상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 떨어진 후도 성결교회 갔으나 계속 뒷조사하고 인신공격 받고 불명(면)증 우울증 상태로 일본에 있다”면서 현재 출석하는 ㅈ교회에 계속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K 교수의 해명에도 인터넷 등에서 본인과 남편의 과거 통일교 전력이 드러나고 있어 명확한 의혹해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후 대책은 무엇인가?
일본인 원어민 교수채용 문제는 임용 취소로 일단락되었지만 사후 대책과 책임문제가 남았다. 과거 통일교 이력이 의심되는 사람을 교수로 임용했다는 것 자체가 학교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어 원어민 교수의 경우에는 신앙정체성을 더욱 신중하게 검증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물론 K 교수가 이전에 기독교 대학인 백석대학교에서 8년 간 대학교수로 일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해도 철저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학당국은 이에 대해 대학 홈페이지와 본지 지면을 통해 사과의 입장을 표명했다. 또 법인의 감사가 끝난 후 문제가 지적되거나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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