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좋은 봄날, 봄볕처럼 다정한 책들을 읽으며 마음에도 봄을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나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새 힘을 북돋을 수 있을 것이다.

상처를 떠나보내는 시간
<김세라/보아스/261쪽/1만3000원>
책의 부제는 ‘쓰면서 치유하는 심리처방전’이다. ‘내게 어떤 일이 있었는가?’ ‘그 일이 왜 내게 상처가 되었을까?’ 등 먼저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의 근원을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길잡이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누구나 상처를 받지만, 치유하지 못할 상처는 없다. 저자는 상처 해결 방법으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돌아서서 상처받지 말고 그 자리에서 해결하자’ 등을 제시한다.
이 책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독자로 하여금 펜을 들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를 속상하게 하는 일’, ‘그 때 그 사람 앞에서 했으면 좋았을 말’ 등 책이 인도하는 대로 내 안에 있던 상처를 꺼내 글로 옮기다보면 어느새 마음 한 구석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면의 상처에 관한 책은 이미 많지만, 이 책은 독자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상처받은 사람은 일단 살리고 봐야 한다. 슬픔에 처한 사람,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논리적인 말보다 논리적이지 않은 그저 따뜻한 위로가 절실하다. 이미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데 그것을 굳이 상기시켜줄 필요는 없다. <195쪽>

아홉 살 마음사전
<박성우/창비/30쪽/1만1000원>
아직 마음 표현이 서툰 아이들을 위한 ‘감정사전’. 자신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감격스럽다, 걱정스럽다, 괴롭다, 다행스럽다, 달콤하다, 부담스럽다, 쓸쓸하다 등 마음을 표현하는 말 80개를 가나다순으로 소개했다.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마음에 위로를 얻기에 충분하다.
각 감정마다 내 마음을 표현하는 말과 표현을 활용할 만한 상황, 마음을 표현하는 말의 뜻, 같은 말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상황들을 귀여운 그림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시인 출신으로, 책 곳곳에 시적인 감수성과 간결함이 담겨있다. 그간 정서표현 관련 어린이서적이 적었던 국내출판계에 단비같은 책이다.

‘사랑해: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다.’ 내가 사고 싶은 스티커를 사려다가 엄마 머리핀을 샀어. <70쪽>
 

사랑에 안기다
<고래일기/토기장이/258쪽/1만3000원>
사랑스러운 그림일기와 저자의 솔직한 기도가 잘 어우러진다. ‘한없이 안기고 싶은 날에 그리고 쓰다’라는 부제처럼, 하나님이 주시는 한없는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날 꾸밈없는 기도를 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평범함’이다. 글도 그림도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고 귀엽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이 책을 쉽게 ‘나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나님 앞에서 때로는 투정부리고 떼쓰기도 하고, 때로는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하는 저자의 모습, 그리고 하나님이 주셨던 포근한 위로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쓰고 그렸다. ‘하루 또 하루 이렇게 걸어가다 보면 아버지를 만나게 될 거예요’라는 저자의 고백이 정겹다. 엄청난 고백이 있는 간증서적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안 되는 것 같은데 되게 하시고 뒤처지는 것 같은데 앞서가게 하세요. 다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 모든 것을 예비해주시는 참 완벽한 분이세요. <157쪽>

출근하는 그리스도인에게
<문애란/복있는사람/217쪽/1만2000원>
‘미인은 잠꾸러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등 여전히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광고 카피를 만든 카피라이터 문애란 대표가 썼다. 제목은 ‘출근하는 그리스도인에게’이지만 사실 종교와 직업 유무를 떠나 독자 모두에게 위로가 되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반추하며 자신의 단점, 실수, 상처들을 있는 그대로 독자들과 나눈다. 기도 응답을 외면하고 교만하게 살다가 죽음을 앞둔 어머니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가 단절되었던 일, 그 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 폐인처럼 살았던 일 등 감추고 싶은 일들을 나누며, 그 모든 순간 속에서 함께 하셨던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과 가정 중 무엇이 먼저일까?’, ‘결혼은 꼭 해야 할까?’, ‘상사의 말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은 뭘까?’ 등 책의 제목과 걸맞은 소주제도 많다. 저자가 직장생활하며 실제적인 삶의 문제들에 대해 참으로 치열한 고민을 했던 흔적이 느껴지는 책이다.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무엇보다 당신을 꼭 안아주고 싶다. 그러고 나서 “그래도 좋은 시간이 오고 있어요”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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