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교회 개척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선교국을 통하기(25.8%) 보다 선교사의 요청을 교회가 직접 수용해 진행(50%)하는 비율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선교위원회(위원장 한태수 목사) 산하 선교정책연구원(원장 이형로 목사)이 지난해 선교하는 교회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설문은 교단 선교국에서 파악한 선교비 후원 상위 200개 교회를 대상으로 설문지를 배포하고 회신받는 방법으로 진행했으며, 총 118개 교회가 응답했다.

개 교회의 교회건축, 교육시설 설립 등의 프로젝트 예산 규모는 1,000~5,000만 원이 68.5%로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1,000만 원 이하는 14.8%, 5,000만 원~1억 원은 9.5%로 나왔다.

1억 원 이상도 7.4%나 됐다. 200개 교회에서 1개의 프로젝트만 진행하다고 가정해도 엄청난 선교비가 프로젝트에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교사 생활비를 지원하는 정기후원금 이 외에 ‘건축’에 관련된 프로젝트 후원금만 분류한 수치이다.

이처럼 많은 선교후원비가 지원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상당수 선교사들은 당장 필요한 건축비나 사역 진행비가 없어 매번 모금에 나서야 하는 경우가 많다. 선교사들 사이에서 후원의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프로젝트 선교비가 일부 지역이나 선교사에게 집중돼 토지와 건물이 많은 선교지도 있는 반면 프로젝트는 엄두도 못내는 선교사들도 있다.

그러나 선교사가 개인적으로 후원받아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다보니 실태를 잘 알 수 없어 후원을 많이 받는 곳에는 계속 후원이 모이고 부족한 곳은 계속 부족하게 되는 상황이 많다.

교회건축과 학교, 선교센터 건축 등의 프로젝트를 실시할 때 같은 선교부 내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교단 해외선교 40주년 기념 선교사대회에 참여한 선교사 중 선교부를 대표해 모인 선교사들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타 교단 교회건축을 후원하는 교회들도 많아 교단에서 파송받은 선교사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하는 선교사도 많았다. 우리 교단 선교사가 파송받지 않은 지역이면 모르겠지만 교단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는데도 전혀 소통없이 선교단체를 통해 타교단 교회를 세우고 있다는 걸 교회가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모 선교사는 “교단에서 그 땅의 복음화를 위해 선교사를 파송했으면 그 선교사를 통해 사역을 진행하는 게 마땅하지 않겠냐”면서 “선택은 후원자의 마음이지만 교단에도 수많은 선교사가 사역하고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제 해결의 방법은 창구 일원화로 모아졌다. 교단 선교국을 통해서 선교후원금을 지원해 투명하게 관리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어떤 선교사에게 후원이 집중되는지 파악해 필요에 따라 선교비를 재분배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원하는 교회에서 특정 선교사를 선택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선교사 개인이 아니라 교단 선교국과 선교지 선교부를 통해서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요청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해외선교위원회는 선교사 개인이 아니라 선교부 전체가 함께하는 프로젝트, 교단 선교국에서 관리해 헌금 전달상황과 프로젝트 진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안에 새로운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투명한 선교비 지원과 사용, 관리가 가능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 교단 해외선교는 올해 40주년을 맞이했다.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갈등과 아픔도 많았지만 그동안 많이 발전했고 선교 결실도 맺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후원하는 교회도, 사역하는 선교사도 더 투명하고 목적이 뚜렷한 사역에 집중해야 한다.

후원교회는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어떻게 운영되는 지 계속 관심 가져야 한다. 선교사도 후원금을 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역보고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교단 선교 발전을 위한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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