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선교사 지원도 … 나눔과 선교에 귀감

“다른 사람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일은 누구든 쉽지 않지요. 그래도 교회가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은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중단되어서는 안됩니다”

소외된 이웃과 복음전파의 사명을 위해 수십 년 째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한영태 전 서울신대 총장. 그는 선교사 두 가정을 후원 중이다. 모두 그의 가르침을 받았던 제자들로 한 가정은 30년, 또 한 가정은 10년 째 꾸준히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한 전 총장의 나눔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월드비전에서 가장 오래된 후원자로 인정받고 있는데 무려 35년 째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후원에 나선 이유는 자신도 숨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아 공부했기 때문이다. 1970년대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한 전 총장은 OMS 장학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유학을 떠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학업을 마칠수 있었다.

그는 “한 모임에서 후원자들을 만났는데 모두 농부와 노동자 등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이었다”며 “여유롭게 사는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알고 도전을 받았고 나도 베푸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다짐은 1982년 귀국 후부터 실현되기 시작했다. 당시 월드비전 전신이었던 선명회에서 한 전 총장에게 후원을 요청했고 그는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다. 첫 후원자는 태어난지 1년도 되지 않아 부모에게 버림받은 지적장애아 2명이었다. 이들에게 후원금을 보내기 시작했고 이런 인연은 30년 간 이어졌다. 지금은 부산의 한 중학생을 후원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전 총장은 “아이들이 10대가 됐을 때 한 통의 편지를 받았는데 편지지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도와주셔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고 적혀 있었다”며 “작은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큰 기쁨이 된다는 사실에 기뻤고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한 전 총장의 나눔은 제자들에게 이어졌다. 선교지로 나가는 제자 두 가정을 선정해 한 달에 30만 원씩 보낸 것이다. 그는 “복음전파에 동참하고 사랑하는 제자들이 선교지에서 마음껏 사역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원을 시작했는데 벌써 10년, 30년이 되었다”며 “평생 마음에 품고 기도할 수 있는 제자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 전 총장에게도 재정적인 위기는 있었다. 은퇴 후 수입은 줄어들고 아흔이 넘은 부모를 요양병원에 모셔야 하는 등 지출은 커졌던 것이다. 한순간 30년 간 넘게 이어 온 후원활동을 중단하거나 후원금을 줄여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지만 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차마 말을 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한 전 총장은 지출을 최소화 하고 후원은 지속하기로 했다.

한 전 총장은 한국교회가 소외된 이웃이나 선교사 후원에 대해 신중하게 선택하고 한번 결정된 후원은 어려워도 지속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적은 금액일 수 있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전부일 수 있음을 기억해 달라”며 “교회재정이 어려워지면 선교지원비를 가장 먼저 삭감하는데 힘들어도 함께 마음을 나누는 섬김과 나눔이 있는 성결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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