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하고 충성하겠습니다”

천진희 목사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라고 지속적으로 말씀하시던 안수위원 목사님들의 외침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제 자신의 경험, 생각, 사역의 연수와 주변 분위기에 떠밀려서 받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 반 기대하는 마음 반 만감이 교차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신유의 은혜로 저와 우리 가족을 부르셨습니다. 제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셨을 때 정신을 잃을 정도로 눈물을 흘리며 십자가를 바라보았습니다. 구원의 은혜, 십자가의 사랑이 감사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예수님 믿고 천국가자고 부르짖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기에 사람들이 제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신학 공부를 했습니다. 신대원에 가서 공부할 기회도 허락하시며 만나와 메추라기, 늦은 비와 이른 비를 주시며 때마다 함께 하셨습니다. 그런 저의 이름 뒤에 붙는 목사라는 직분이 너무도 무거워서 버티며 거부했던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목사안수를 받고 제 삶이 바뀐다고 확신하지 않습니다. 그 사실이 힘들고 제 마음을 어렵게 합니다. 그러나 제가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부르신다는 사실이 감격스럽고 생각하지도 못한 귀한 목사라는 직분으로 부르셨기에 감사함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박수 받는 목사가 아닌 하나님 보시기에 은밀하게 행해지는 삶의 작은 영역에서도 순종하고 충성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길 기대합니다.

교회 장의자 밑에 떨어진 휴지를 보면서 “하나님 저를 교회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일에라도 사용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던 그 마음처럼 작은 일에 충성하며 기뻐하고 감사한 마음을 놓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겠다’라고 세례 간증문에 고백했던 것처럼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녹슬지 않는 ‘천진희 목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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