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키워 해외 교회 다섯 곳 세워
하나님께 맡기니 축복이 시작돼
구제역 위기 기도로 극적 극복
신앙도 든든해지고 농장도 커져

“전 돼지 밖에 몰라유. 돼지 키우는 게 하나님 섬기는데 최고예유.”

전국 최대의 양돈단지가 있는 홍성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김정호 장로(구성교회·사진)는 돼지를 키워서 해외에 교회당 다섯 곳을 세웠다. 자식 둘을 목사와 간호사로 키운 것도 다 돼지(?) 덕분이다. “저에게 돼지는 그냥 돼지가 아니라 복 돼지”라고 말할 정도로 그에게 돼지는 하나님의 복 자체였다.

지금은 돼지 2500여 마리를 키우는 어엿한 농장 대표지만 그는 한때 렌터카로 불법택시 영업을 했다. 신앙생활 또한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고가 몇 차례 났는데 막판에는 큰 사고를 겪으면서 ‘이러다 죽을 수도 있다’ 싶어 택시를 그만두고 어머니의 기도대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가 귀농하면서 선택한 일은 바로 돼지 키우기 ‘양돈'이다. 처음에는 돼지 2~3마리로 작게 시작했는데도 농장에 화재가 나는 등 쉽지가 않았다. 왜 이런 하찮은 일을 해야 하나 싶어 좌절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보자고 마음을 먹게 됐다. 언제 돼지 값이 폭락할지 폭등할지 아무도 모르고 구제역이 발생하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을 수밖에 없으니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그가 하나님 앞에서 성실하게 예배하고 기도하자 사업이 확장됐다.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없으니까 하나님께 매달리게 되더라고요. 화재와 질병 등 사고가 많아 양돈 사업은 하나님께서 한시라도 안 지켜주면 안돼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나니 축복이 시작되었다. 돼지가 늘어나면서 축사가 확장됐다. 축사를 짓기 위해 땅을 달라고 기도했는데, 돈사 자리로 최적지를 돈 한 푼 없이 마련했다. 주변에 인가가 없는 산 밑에 한적한 땅을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다. 사실 사려고 했던 땅이 있었는데, 계약 당일 날 땅 주인이 암 진단을 받아 매입이 무산되었다. 김 장로는 “하나님께서 더 좋은 땅을 주시기 위해 계약을 막으시고 이보다 훨씬 좋은 땅을 값 없이 주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만 오면 축사 앞 제방 둑이 터지는 게 흠이었다. 부부는 또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곧 응답이 왔다. 정부에서 석축을 쌓는 공사를 해주었다. 이후로 홍수가 나도 걱정이 없었고 돈사의 땅 값도 치솟았다. 이때부터 김 장로는 빚이 있어도 염려가 안 되고, 돼지 값이 떨어져도 걱정이 없었다. 하나님이 책임져주신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위기가 있었지만 김 장로는 매순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해 위기를 극복했다. 2011년 홍성에 구제역이 발생해 127개 농가에서 돼지 5만3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당시 구제역은 김 장로의 돈사 목전까지 도달했다. 100m가 채 안 되는 거리의 돈사에서 돼지 3500마리를 살처분했다. 양돈을 시작한 이래 최대 위기의 순간이었다.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구성교회 전 교인이 같이 밤낮없이 기도에 매달렸다. 전 교인이 기도하는 사이 구제역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살처분’에서 ‘백신 접종’으로 바뀌었다. 백신을 접종한 김 장로의 돼지들은 살처분을 면하게 된 것이다.

당시 구제역 위기는 김 장로에게 전화위복이 되었다. 살처분 여파로 돼지 공급이 줄자 돼지 값이 폭등했다. 김 장로를 비롯해 교회의 모든 축산농가는 세상 말로 ‘대박’이 났다. 김 장로는 이때 농가 빚도 갚고 주변에 땅도 사는 등 물질적으로 큰 축복을 받았다. 이후 2014∼2015년에도 36건의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김 장로의 돼지는 아무 피해가 없다. 

구제역 파동을 겪은 후 김 장로는 재정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매년 연초에는 선교비를 미리 뚝 떼서 헌금했다. 지금도 매달 국내외로 선교비를 꾸준하게 보내고 있다. 구제역은 김 장로의 신앙을 더욱 든든하게 세웠고, 선임 장로의 역할도 더욱 굳건하게 했다.

김 장로는 교회 목회자 사택 용지도 아낌없이 드렸다. 구성교회 예배당 내부를 전면 수리하는 비용과 엘리베이터 설치비용도 그가 돼지를 팔아서 감당했다. 타던 승용차를 바꿀 때가 되었지만 담임목사의 차를 먼저 구입해 줄 정도로 그는 헌신했다. 또 대천교회 사명자 성회와 서산교회 청소년연합집회가 있을 때도 돼지 세 마리를 잡아서 보냈다. 무엇보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해외에 교회당을 다섯 곳이나 지어 하나님께 바쳤다. 처음에는 아내 김영화 권사의 이름으로, 두번째는 김 장로 이름으로 건축했다. 또 딸 김지영 씨와 아들 김태영 목사(강서교회 부목사)의 이름으로 교회당을 지었고, 지난해는 아들 결혼식에 들어온 축의금 2000만 원을 며느리 여미경 사모의 이름으로 건축헌금을 드렸다. 김정호 장로로부터 시작된 구성교회의 해외 교회당 봉헌은 벌써 21개째이다. 김 장로는 앞으로도 교회당 봉헌과 선교를 멈출 생각이 없다.

그는 은퇴 후 아내와 해외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는 꿈을 꾸고 있다. 김 장로는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모두 선교하며 사용할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돼지도 그의 꿈을 아는지 토실토실 자라고 있다. 돼지와 함께 김 장로의 선교 꿈도 함께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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