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복지 사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진단하다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가 지난 10월 15~20일 서울시청과 사랑의교회에서 열렸다. 이번 엑스포는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를 섬겨온 사회복지분야의 업적을 알리는 한편 앞으로의 방향성과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번 엑스포는 크게 개막식, 전시회, 학술행사 등 세 부분으로 진행되었다. 서울광장에는 지역사회개발, 다문화, 소외계층, 북한, 노인, 아동청소년, 보건의료, 가정, 여성, 장애인 등 총 9개 영역, 150개 단체와 교회의 부스가 마련되어 한국교회의 사회복지 사역을 소개했다. 본 교단에서는 은평교회(한태수 목사)와 베데스다 복지재단(대표 양동춘 목사)가 장애인 영역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사역을 알렸다.

기획전시와 특별전시도 마련됐다. 특별전에서는 한국교회사회봉사단이 설과 추석, 부활절과 성탄절에 소외된 이웃을 섬겼던 모습과 지진으로 아픔을 겪었던 아이티, 캄보디아, 네팔 등을 지원했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기획전에서는 ‘당신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이웃과 함께 한 한국교회 130년의 우정’, ‘이웃과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의 미래’를 테마로 지난 130년의 한국교회 사회봉사를 돌아보고 한국교회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한국교회가 벌여온 봉사와 섬김사역의 의미를 신학적·학술적으로 조망하는 학술대회도 연이어 열렸다. 둘째 날인 17일 오전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기조 강연으로 성경 속 복지와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복지 사역에 대해 제안했다.

이날 이어령 전 장관은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섬김에 대한 평가와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교회의 통찰’이라는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복지의 개념이 성경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이 전 장관은 “레위기나 신명기, 룻기에서 볼 수 있듯 인류 최초의 복지개념은 추수 때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이삭을 남겨두라는 소극적 복지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보통 밥을 나눠주고 물질을 나눠주는 게 기독교 복지인 줄 착각하고 있다”면서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꿔주신 예수님이 정말 바랐던 것은 육체적 만족을 위한 술이 아닌 영원한 생명, 말씀의 빵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영혼이 배어있지 않은 급식은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돈 버는 데 이용하는 복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한국교회는 고통 받는 이웃에게 예수님이라는 생명의 양식을 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서울시청 별관에서는 한국교회 자원봉사, 지역사회, 다문화 등을 주제로 총 10차례 세미나가 잇달아 열렸다. 세미나에는 모두 60여 명의 학자와 현장 전문가가 참여해 한국교회 사회복지의 거의 모든 영역을 점검했다.

이번 엑스포에는 시민들이 함께 복지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지난 15일 개막 전 사전행사로 열린 ‘선한 사람 걷기 대회’에는 1500여 명이 참가해 기부에 동참했다. 이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을 걸으며 모금에 참여해 자신이 걷는 만큼 일정량의 쌀을 자동적으로 기부했다. 이 밖에 디아코니아 여성대회, 영성집회 등이 열려 영성을 함양하고 여성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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