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사로 힘들게 모은 4500만 원
과부의 두렙돈처럼 아낌없이 바쳐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다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가난한 과부는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도다. 그들은 다 풍족한 중에서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가난 중에서 자기의 모든 소유 곧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 하시니라.”(마가복음 12장 43~44절)

이 말씀 속 ‘가난한 과부의 헌금’처럼 생활비를 다 털어서 주님을 위해 아낌없이 바친 성결인이 있다.

홍성의 한 병원에서 간병인으로 일하는 윤춘식 권사(인평교회·70세). 그녀는 간병인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모은 4500만 원을 필리핀과 스리랑카, 미얀마 등에 교회를 세우는데 몽땅 헌금했다. 지금까지 해외에 교회를 세우기 위한 많은 헌금이 있었지만 윤 권사처럼 힘들게 벌어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교회당을 3개씩이나 지은 것은 드문 일이다.

2009년부터 간병인으로 일해 온 윤 권사는 평소 하나님 나라를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 윤 권사는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목돈이 생겨서 평소 지니고 있던 생각을 실천에 옮겼을 뿐, 다른 사람도 쉽게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이다”라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의 헌신은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간병인 생활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을 수발들다 보면 하루 24시간이 빠듯하다. 고단한 몸을 누일 수 있는 곳도 비좁고 딱딱한 보호자용 침대 뿐이고 먹는 것도 마음껏 먹지 못할 때가 많다. 이렇게 주일 만 쉬고 한 달 꼬박 병원에서 자면서 일해서 받는 돈은 150만 원. 여기에 십일조 등 헌금과 주일에 대신 일할 사람에게 주는 비용을 빼면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00만 원 정도이다. 윤 권사는 이 중에서 60만 원을 꼬박 꼬박 저축했다. 물론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녀는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했다. 그 흔한 미용실도 가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자라면 직접 깎았다. 이렇게 눈물겹게 아끼고 모은 돈과 적금을 찾아 그녀는 2500만 원을 손에 쥐었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목숨과 같은 돈이었다. 하지만 윤 권사는 망설임 없이 하나님께 고스란히 바쳤다. 그녀의 값진 헌금으로 2010년 필리핀 마닐라에 현지인을 위한 교회당이 세워졌다.

처음에는 할 일을 다했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후 다시 적금을 부어 올 초 다시 2000만 원을 탔다. 어디에 쓸까 고민할 사이도 없이 이번엔 미얀마와 스리랑카에 교회당을 건축하기 위해 1000만 원 씩을 헌금했다.

윤 권사는 힘든 간병인 생활을 하면서도 인터뷰 내내 “남들은 힘들다고 하지만 (나는) 너무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김형철 목사(인평교회)가 “빈궁하게 살면서도 하나님을 위해 자신의 가진 전부를 내놓으니까 하나님이 윤 권사님께 풍족함을 채워주신 것 같다”고 답을 주었다.  

윤 권사도 “그전엔 예수님을 믿는다면서 왜 그렇게 움켜 잡으려고 했는지 모르겠다”며 “퇴행성 관절염과 디스크로 두번 수술을 하고도 이렇게 직접 벌어서 하나님을 위해 쓸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그녀가 가난하지만 아낌없이 헌금하는 이유이다.

자신의 딸도 11년째 어려운 교회를 돕고 있다고 털어 놓은 윤 권사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간병인 일은 계속하고 싶다”며 “죽고나서도 장기와 시신기증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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