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본토 미국에 ‘한국 美’ 새겨
한복 입은 흑인 그림 찬사 쏟아져
세계의 이목을 끈 한복 입은 흑인 소녀, 그리고 한글로 쓴 ‘너는 복이 될지라’라는 글귀. 신선한 시도와 젊고 따뜻한 감성으로 미국에서 먼저 주목받은 그래피티 라이터 심찬양 씨의 작품이다. 이름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그는 기독교인이다. 영어이름은 크리스천(Christian)이다.
28세 젊은 나이에 벌써 10년차 그래피티 라이터인 심 씨는 갑작스런 관심과 인기에 그저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지난 봄까지만 해도 그래피티를 그리기 위한 재료비 마련을 위해 새벽까지 갖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심 씨는 그런 시간들을 잊지 않고 더욱 정신 바짝 차려서 겸손함을 잃지 않고 언행에 주의해야겠다고 말했다.
대중들의 인기를 얻어서 어떤 점이 좋은지 묻자 “그동안 믿고 지켜봐주신 아버지께서 얼마 전 연락하셔서 자랑스럽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제일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본 교단 심현동 목사(태촌교회)이다. 할아버지 또한 심은기 목사(동산교회 원로)이다.
“저는 정말 아버지를 많이 닮았어요. 외모 습관 생각하는 것 모두요. 아버지가 미적인 감각이 뛰어나셔서 어렸을 때 그림도 가르쳐 주셨어요.”
그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와 책임감을 배웠다고 한다. “아버지는 교회에서의 모습과 집에서의 모습이 똑같다. 또 아버지께서 장기기증 두 번, 헌혈을 150번 가까이 하시는 모습을 보며 이웃 사랑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 아버지를 더욱 닮고 싶어 그는 필리핀에서 목회를 전공하며 목회와 선교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러다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하나님 찬양하는 것이 최고의 선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3년 전, 다시 그래피티를 그리기 시작했다.
먼저 호주로 가서 그래피티 라이터인 미스테리(Mistery) 목사를 무작정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그래피티에 대한 열정이 충분히 전해졌는지 그 후 심 씨가 미국으로 건너갈 때 미스테리 목사는 자신의 동생에게 그를 소개시켜줬다. 그 인연으로 심 씨는 뉴욕 브롱스의 벽에 유명 힙합 가수들의 얼굴을 그릴 수 있었고, 캘리포니아 모데스토의 크리스천 그래피티 라이터와도 연결이 되어 그곳 교회에서 그림 그리는 봉사를 할 수 있었다.
“그래피티를 하면서 오히려 목회자들은 가기 힘든 영적 최전방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멋진 그림 그릴 때 교회 안 나가는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마음을 열고 좋아해주니까 제가 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는 것 같습니다.”
“요한복음 3장 29절처럼 예수님이 제 그림을 통해 신부 된 성도들을 맞이하실 때 저는 그 옆에서 하객으로 서서 그저 기뻐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30절 말씀처럼 예수님만이 높아지셔야 하고 저는 낮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그림이 주목받을 때 ‘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싶고 하나님만이 모든 영광 받으시기를 소망합니다.”
심찬양 씨는 앞으로 당분간 국내에 머물며 활동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 개인전을 여는 것도 생각 중이다. 내년 초 다시 미국으로 떠날 수도 있다고 했다. 하나님이 어떤 길을 열어주실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중이다.
“제 작품이 화제에 오르게 되고 제가 크리스천인 것이 드러나면서 더 책임감이 생겼어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 SNS에 올리는 댓글 하나도 조심스럽구요.”
심찬양 씨는 SNS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알리고 있다. 페이스북 계정은 www.facebook.com/graffitiroyaldog 인스타그램 계정은 @royaldog_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