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재미에 신학적 깊이 더해

▲ '창조론 연대기' 중
성경 이야기와 기독교적인 가치관에 대한 고민을 담은 크리스천 웹툰만을 연재하는 웹툰 사이트가 주목받고 있다.

기독교 세계관 웹툰 사이트 ‘에끌툰’(대표 김민석, www.eccll.com)은 지난 2015년 7월 말 시작돼 현재 회원 수가 5000여 명이다. 에끌툰은 ‘교회 회중’이라는 의미의 헬라어 ‘에끌레시아’와 ‘만화’를 뜻하는 영어 ‘카툰’의 합성어이다. 회중이 교회에 모여 삶과 신앙, 고민을 나누듯이 에끌툰에 접속한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미가 녹아져 있다.

김민석 대표는 “기독교적인 소재나 세계관으로 웹툰 작품을 하고 싶어 하는 작가들은 많지만 일반 포털에서는 종교적인 색채가 있는 작품은 정식으로 연재할 수 없어 스스로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조회수는 작품마다 편차가 있지만 현재 메인으로 연재 중인 ‘창조론 연대기’의 경우 매 회차마다 8000~1만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현재 5명의 작가들이 ‘창조론 연대기’와 ‘의인을 찾아서’, ‘마가복음 뒷조사’, ‘마태복음 뒷조사’, ‘생각 많은 판다’, ‘예수님의 연애편지’ 등 개성을 자랑하는 6편의 작품을 연재 중이다. 이 중 ‘창조론 연대기’는 창조론을 연애 이야기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이다. 이론으로 접하면 자칫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창조론이지만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 있을만한 연애 이야기라는 방식으로 설명해서 몰입도가 높다.

‘생각 많은 판다’는 교회, 사회, 인간관계 속에서 누구나 살아가며 할 수 있는 고민들을 다룬다. 관점에 따라 약간은 냉소적으로 느낄 부분도 있지만 실제적인 고민과 친숙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는 우리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 에끌툰 메인 화면
김민석 대표의 작품인 ‘마가복음 뒷조사’는 기독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판 검사’가 복음서를 ‘허위사실 유포 및 대중 선동죄’로 기소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될수록 사판의 신념을 뒤집는 새로운 증거와 논리가 제시되어 오히려 복음서의 사실성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작가의 신학적인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김 대표는 이 작품을 위해 복음서의 역사적, 신학적 배경 지식들을 습득하려 많은 신학자들의 책들을 참조했다.

이렇게 주로 신학적인 지식과 고민들을 담고 있다 보니 만화지만 40대 이상 독자층도 많다. 10대들은 주로 ‘창조론 연대기’를 많이 보는 편이다. 연애 이야기 형식인데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석 대표는 만화의 ‘재미’와 크리스천으로서 해볼만한 ‘고민’, 그리고 건강한 ‘신앙’ 간의 균형을 항상 고민한다고 말했다.

“생동감있는 캐릭터와 재미있는 스토리를 추구하면서도,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며 또 성경을 읽으며 할 수 밖에 없는 질문과 고민들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것이 에끌툰의 가장 중요하고 고유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맹목적인 신앙고백만을 나열하거나 너무 직접적으로 성경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기 때문에 기독교인이 아닌 독자층도 에끌툰을 찾는다. 김 대표에 따르면 ‘생각이 많은 판다’의 경우 비기독교인 독자들도 적지 않게 보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천들의 고민을 담은 작품들의 주제가 신앙이 없는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도 단순히 교회 안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들보다 좀 더 폭넓은 독자층들이 함께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믿지 않는 독자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에끌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 김 대표는 크리스천 웹툰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수익 구조를 사이트 내에서 마련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그래야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고민들을 담은 작품들이 계속 그려져 지속적인 복음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감과 위로, 때로는 속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전할 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신학적 통찰까지 담고 있는 크리스천 웹툰. 김 대표는 “독자들의 신앙과 삶에 작품이 와 닿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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