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중도 중요하다”

손동식 목사
설교준비는 설교자의 땀과 노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강단에서의 설교행위는 설교자의 열심만으로 그 열매를 거둘 수 없다. 강단의 현실은 성실한 연구와 기도로 잘 준비된 말씀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좋은 열매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씨뿌리는 비유’에서처럼 설교자의 말씀의 씨와 상관없이 설교를 듣는 회중의 마음의 상태 역시 설교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고의 설교자이신 예수님의 설교조차도 강퍅하고 오만한 마음을 가진 종교 지도자들에게는 쇠귀에 경읽기가 되고 말았다. 따라서 말씀의 풍성한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설교자의 열심과 회중의 사모함이 반드시 함께 만나야 한다.

많은 설교자들이 현장에서 경험하듯, 동일한 말씀이라 할지라도 사모함으로 선포된 말씀을 흥분과 감격 속에 받는 성도가 있는 반면 설교를 시작하기도 전에 무덤덤하고 무관심한 태도로 설교를 듣는 이들도 더러 있다. 이런 경우 전자에게는 설교가 큰 은혜가 되겠지만 후자에게는 무슨 설교를 해도 별로 은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설교자의 준비만큼이나 ‘말씀의 씨’를 받는 회중의 준비도 중요하다.

많은 교회에서 부흥회를 앞두고 ‘특별기도회’를 하는 것 역시 동일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성경적인 설교행위란 설교자의 성실한 준비 뿐 아니라 회중의 사모함의 준비를 포함한다. 물론 마음의 밭을 준비하는 것에 관한 일차적 책임은 회중에게 있지만 목회자가 이를 도울 수 있다.

첫째, 예배시에 뜨거운 찬양을 통해 마음밭을 준비시킬 수 있다. 어떤 성도는 예배실에 앉아있지만 세상일로 여전히 분주하고 바쁜 마음으로 앉아 있을 수 있다. 어떤 성도는 마음을 괴롭히는 근심과 걱정에 몰두한 채 예배당에 앉아 있을 수 있다. 또한 어떤 성도는 최근에 일어난 남편과 아이의 일 때문에 눌린 마음으로 앉아 있을 수도 있다. 이 때 위로와 소망의 찬양은 억눌리고 딱딱한 마음들로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말씀을 받기 위한 옥토같은 마음밭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둘째, 찬양과 함께 기도를 통해 딱딱한 마음을 녹일 수 있다. ‘정결한 맘 주시옵소서’ 찬양를 통하여 참회와 회개의 기도로 나아갈 수 있고,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찬양을 통하여 회중은 말씀을 듣기 전 은혜의 바다에서 이미 헤엄칠 수도 있다. 뜨거운 찬양과 간절한 기도는 불같은 성령이 떨어지기 쉬운 영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성령께서 회중의 마음을 옥토와 같이 변화시키시고 마음문을 열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라! 현명한 찬양 리더라면 그는 자신의 찬양 인도 속에 예배의 하이라이트인 하나님의 말씀이 온전히 선포되도록 회중의 마음밭을 준비하는 데도 필사적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믿기에 회중의 준비된 마음밭을 위해 제일 좋은 것은 설교자와 회중간의 좋은 관계의 형성이다. ‘목자는 그 양을 알고 그 양은 목자의 음성을 듣는다’(요 10:3) 양은 사랑하는 목자의 음성을 듣고 기꺼이 그 생명의 꼴을 먹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설교자와 회중 사이에 불신관계가 형성된다면 설교자의 말은 그에게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설교자는 설교 이전에 평소 때의 목회의 성실함과 인격적인 진실함을 통하여 ‘신뢰할만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만약 새벽 제단을 쌓지 않는 설교자가 아무리 기도를 강조해도 그의 설교는 회중의 마음을 1cm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전도에 게으르고 새가족에게 무관심한 설교자의 설교는 결코 회중을 전도의 자리로 초대하지 못할 것이다.

올바르게 해석되어진 하나님의 말씀과 ‘아멘’으로 화답하는 그 분의 백성의 화답을 통하여 천지를 진동케 하며 인생을 변화시키는 생명의 기적들이 제단마다 풍성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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