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한결같이 주방 봉사…섬김의 모범 보여

교회 안에서 가장 분주하고 계절을 따지지 않고 땀을 흘려야 하는 곳, 아마도 성도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주방이 아닐까 싶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음식을 만들고, 나르고, 그릇을 닦아야 하는 주방봉사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열심히 봉사해도 잘 드러나지 않아 인내와 겸손을 요하는 일이다. 그러나 남들이 힘들어하는 주방봉사를 10년째 자진해 섬기고 있는 성결인이 있다.  

부산 모리아교회(박상철 목사)의 봉사국장 이진희 권사(사진)는 10년째 주방을 지키며 섬김의 본을 보이고 있다. 주일 점심에는 400명 분의 국수를 삶고 경로대학 기간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점심을 준비한다.

장을 보고, 재료를 준비해 음식을 만들고, 그릇을 닦는 일까지 무슨 일이든 가리지 않는다. 이 권사는 평소 남에게 일을 맡기기 보다는 스스로 먼저 일을 하는 성격이다.  

이 권사가 솔선수범하여 주방을 섬기면서 전쟁터(?) 같던 주방 분위기가 바뀌었다. 과거 일이 힘들고 손이 모자랄 때는 봉사자들 사이에 불평이 쏟아졌다. 힘든 일은 서로 맡길 꺼리고 봉사자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일어났다.

이 권사는 이러한 주방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무슨 일이든 솔선수범했다. 어렵고 힘든 일은 스스로 맡아 본을 보였다. 화가 나도 기도하면서 풀고 남의 허물은 감싸주었다. 주방은 이 권사에게 신앙을 담금질하고 남을 섬기는 훈련의 장소였다. 이 권사가 주방 일에 헌신하면서 힘든 노동의 공간이 함께 웃고 즐겁게 일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주방 일이 늘 일손이 부족하고 힘들다보니 신경이 자연 날카로워지고 본의 아니게 남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요. 남에게 일을 시키기 보다는 묵묵히 먼저 일을 하니까 분위기도 점차 부드러워지고 웃음소리가 커지대요”

이 권사는 교회 일을 열심히 돕다가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여전도회 바자회에서 무거운 소금자루를 무리해서 옮기다가 허리디스크가 발병해 수술을 받았다. 봉사하다가 건강이 안 좋아지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 같아 그는 치유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이후 성도들의 중보기도가 더해져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다. 수술 받은 지 8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다. 이 권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치유 받았다는 믿음으로 이후 더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이 권사는 주방 일 외에도 성가대 봉사, 교회학교 교사, 여전도회 임원 등 늘 봉사의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신앙성장의 도구로 삼았다.

사회생활도 아직 현역이다. 부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주방을 책임지는 조리사다. 은퇴를 준비할 나이가 되었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더 일하기 원한다. 돈을 더 벌고 싶기 때문이 아니라 일을 하고 사는 것이 더 건강한 삶이라는 것을 알아서다. 어린이들을 좋아하는 것도 일을 쉬고 싶지 않은 이유다.

“우리 아이들도 다 키웠고 집에서 그냥 놀면 오히려 몸이 아플 것 같아요. 직장을 다니는 게 생활에 더 활력소가 되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을 쉬지 않으려 해요”

예수님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대접하고자 분주히 일했던 마르다처럼 이진희 권사는 모리아교회의 마르다가 되어 예수님을 섬기듯 섬김과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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