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사랑은 예수님 사랑”
매주 금요일 ‘빵과 복음’ 전하는 거리의 전도사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나요, 발걸음 무겁게~~”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면 부평역 앞 광장이 찬양 소리로 가득 찬다. 이곳에서 함께 박수치며 기쁘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노숙인들이다. 이들은 금요일마다 목사님의 말씀에 ‘아멘’으로 크게 대답하며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인생에서 실패한 노숙인일 수 있지만 이 시간만큼만은 하나님의 자녀이자 하나의 예배공동체이다.

예배 후에는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배식받고 오순도순 모여 식탁교제를 나눈다. 자원봉사자들도 중간 중간 자리를 잡고 앉아서 안부를 묻고 기도제목도 함께 나눈다. 부평역 앞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노숙인들을 섬기는 이들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나눔선교회 회원들이다. 그리고 선교회의 중심에는 성결인 김수진 집사(인천 비전교회)가 있다.

김수진 집사의 일주일은 남들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새벽예배, 수요예배, 철야예배 참석은 물론이고 교회에서 반주자, 구역 강사로 섬기고 있다. 또 매주 월요일 노숙자 쉼터를 방문해 사람들을 돌보고 수요일에는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기도회에 참석한다. 목요일은 자원봉사자들과 다음 날 노숙자 사역을 하는 날이다. 매주 200여 명이 먹을 식사를 준비하기 때문에 온종일 준비해도 빠듯하다.

이번 여름에는 폭염주의보가 자주 발생하면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김 집사에게 사역은 언제나 즐겁고 보람된 일이다. 그는 “아무리 날씨가 덥거나 추워도 노숙인들만 생각하면 힘이 나고 신나게 사역을 감당할 수 있어요.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이상하게 봉사만 오면 즐겁고 기쁜 마음이 든다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수진 집사가 처음 노숙인 사역을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우연히 기도모임에서 알게 된 한 집사가 노숙인 사역을 제안했고 함께 1년간 서울역에서 섬기다 지난 해부터 부평역에서 노숙인 사역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막막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몰라서 하나님께 기도만 했다. 간절한 기도 덕분에 지금은 200여 명이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했고 30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다른 단체들의 노숙인 사역과 다른 점은 이들에게는 기쁨과 간증이 있다는 것이다. 한 노숙인은 “음식은 다른 곳에서도 먹을 수 있는데 이곳까지 오는 이유는 나를 사람으로 대해주는 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고백했으며 또 다른 사람은 “일주일에 한번씩 이곳에서 함께 기도하고 찬양하는 것이 참 좋아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집사는 노숙인 사역의 중요성을 ‘빵과 복음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강조했다. 그는 “음식은 기독교 단체가 아니어도 가능하지만 복음은 우리가 꼭 전해야하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섬기고 꼭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 집사의 이런 사역에는 남편 이정재 집사의 외조가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집사가 사역을 나가면 자녀들을 돌보는 역할부터 자원봉사자가 부족할 때는 스스로 섬김이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비전교회 이춘오 목사도 김 집사의 사역에 든든한 조력자이다. 매주 목요일 노숙인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교회 주방을 사용하도록 허락했고 교회 한 곳에 창고를 만들어 테이블과 의자를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교회 주보에 김수진 집사의 사역을 소개하고 기도와 후원을 요청하는 광고도 하고 있다. 김 집사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기억하며 끝까지 노숙인들을 섬기고 싶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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