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심각한 질병 중 하나
생명존중 교육·유가족 위로 등 다양한 노력 필요

2015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자살자의 수는 1만3000여 명으로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층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고 노인 자살률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5월에 발표한 2016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9~24세 청소년의 사망원인은 ‘고의적 자해(자살)’가 가장 많고, 다음은 ‘운수사고’ ,‘악성신생물(암)’ 순이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청소년 사망원인은 운수사고가 가장 많았지만 2007년부터 고의적 자해(자살)가 주된 사망 원인이 됐다. 노인들도 한 해 약 600여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통계가 있다. 자살 이유로는 가족들의 무관심, 경제적 어려움, 질병 등이 꼽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살’은 더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살로 이들을 내모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 공동체의 무관심 등 함께 해결해야할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렇게 청소년과 노인을 자살로 내모는 뒤틀린 사회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교회가 영혼을 살리는 교회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알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쉽지 않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자살한 사람은 구원받지 못한다’는 통설이 있었고 몇몇 기독 연예인의 자살은 사회적 파장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연예인의 자살 후 담당 목사는 “교인이었기 때문에 장례예배를 드려야하지만 반대하는 교인들도 많아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하기 참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더이상 교회가 자살문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라이프호프 대표 조성돈 교수는 “한국교회가 자살에 대해 지금처럼 방치한다면 피해자는 계속 나올 것”이라며 “자살예방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과 유가족 위로를 위한 예배 등 체계적인 대처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공동체 사역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소외되기 쉬운 청소년과 노인들에게 서로를 책임질 수 있는 공동체를 제공하는 것이 방법이라는 것이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신은정 센터장은 “통계적으로 강원도의 노인자살률이 가장 높고 전라남도 노인자살률이 가장 낮은데 원인은 지역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서로의 삶과 사정을 잘 알고 친목을 유지하는 지역의 노인들이 외로움을 훨씬 덜 느껴 자살률에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신 센터장은 “사회적 기반과 프로그램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과 교제가 중요하다”며 “다른 단체들보다 교회가 이들에게 공동체를 제공하고 서로를 돌볼 수 있게 하면 자살 예방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목회자라면 자살예방을 위한 교육과 자살자를 위한 예배, 유가족을 위한 설교 등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목회사회학연구소는 ‘한국 교회를 위한 자살예방 가이드북’을 만들어 배포중이다. 이 가이드 북에는 ‘생명을 살리는 공동체, 교회’, ‘자살에 관한 설교지침’, ‘자살예방을 위해 언급해야 할 것’, ‘자살자를 위한 장례예식’, ‘자살예방을 위한 참고가이드’, ‘자살예방과 자살자 유가족을 위한 기관 안내’ 등의 자료가 담겨 있다.

또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11가지 징후’와 ‘청소년 자살의 위험 징후’, ‘타인의 자살 충동이 느껴질 때 지켜야 할 수칙’ 등을 담고 있어 실제적인 자살예방을 위한 목회와 사역에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조성돈 교수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구하고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교회가 소외된 약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생명존중문화조성으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면 자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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