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복음의 새 옷 입은 성결교회 예배

오주영 목사
2016년 예배와 예식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예배와 예식서 집필에 참여한 전문위원들과 함께 시연을 하고 설명을 듣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에게 예배는 백문이 불여일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면을 통해서 몇 가지 꼭 알려드리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개신교 예배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개신교 예배는 시초부터 다양성이 특징이었습니다.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개신교의 예배 가운데 성결교회 예배는 미국 개척자예배와 오순절예배의 중간 즈음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예식서 중심인 로마가톨릭과 정교회를 오른쪽에 세우고 예배의식 자체가 없는 퀘이커 예배를 왼쪽에 두었을 때, 루터교회, 영국교회는 오른쪽에 가깝습니다. 청교도, 재세례파, 개척자예배, 오순절은 왼쪽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개혁교회와 감리교회가 중간에 놓여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2016년 ‘예배와 예식서’로 말미암아 성결교회 예배는 왼쪽에 치우쳐 있다가 중심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예배의 역사적인 연속성과 시대적 변화에 따른 상황적 필요성이 적절하게 조화되었음을 말합니다.   

둘째, 성결교회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습니다. 2004년 ‘예배와 예식서’에서 세계교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2004년 ‘예배와 예식서’의 미 해결과제였던 성결교회 예배라는 고유의 특성이 금번 2016 ‘예배와 예식서’에서 해결되었습니다.

2016년 ‘예배와 예식서’가 사중복음의 옷을 입게 된 것입니다. 이 옷은 성서와 초대교회, 종교개혁자와 웨슬리안 그리고 초기성결교회의 안목에서 디자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세계의 그리스도인이 입을 수 있고, 우리가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옷을 입게 된 것입니다.

즉, 성결교회 예배라는 예배의 상황화는 세계교회의 예배신학적인 이해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성결교회 고유의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것입니다. 예배와 예식서 그리고 부록에 이르기까지 사중복음의 신앙이 녹아들어 세계교회의 예배신학과 만나 어울리고 있습니다.

셋째, 예배의 다양성을 추구했습니다. 성결교회의 예배전통에는 루터, 웨슬리로 대표되는 예전적 전통과 마틴 냅, 셋 리스로 대표되는 비예전적 전통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성결교회는 예배 스펙트럼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폭넓은 전통을 수여받았습니다. 주일예배와 수요기도회, 새벽기도회, 심지어 금요 심야기도회까지 큰 차이가 없는 천편일률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예배를 구연할 수 있습니다.

주일예배는 격식을 갖춘 예전적 예배를 드리고, 수요 집회나 금요기도회는 성령세례 받는 뜨거운 기도회로 드리고, 새벽기도회는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을 따라 성경을 충분히 읽고 조용한 기도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주일에 초기성결교회처럼  새벽기도회, 주일 낮 예배, 오후예배, 저녁예배라는 4번의 예배를 드리되, 각기 경건회, 예전적 예배, 성별회, 구령회로 다양화하는 것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2016 ‘예배와 예식서’를 가장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중복음으로 각색된 교회력을 따라 주일 낮 예배를 드릴 것을 권면합니다. 입례-말씀-성찬-파송이라는 예배의 사중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교회력에 따라 설교, 성찬의 도입, 기도문, 찬양, 목회자의 복장, 강단장식 등 예배의 요소들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배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교회력의 중심은 예수그리스도입니다. 신앙은 창조와 구속입니다. 본문들은 복음서 말씀을 중심으로 짝이 되는 구약성서와 서신서의 말씀들입니다. 구약성서, 서신서, 복음서 중 한 본문을 택해서 설교하면 9년 동안 설교본문이 결정됩니다.

예배를 준비하면서 목회자와 더불어 찬양대와 기도자 그리고 모든 성도들이 미리 정해진 본문을 묵상하고 하나의 본문에 맞추어 예배를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교회력은 부활하신 주님을 기념(아남네시스)하는 주일예배로 순환합니다.

2016년 ‘예배와 예식서’는 이렇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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