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돕기 위해 귀농 … 작은교회 센터도 세워

전북 익산시 여산면 여산리 산자락에 있는 푸른초장농원엔 요즘 각종 과일 열매들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얼마 전 수확한 마늘과 양파가 따가운 햇살을 받은 채 누워 있고, 연못가에는 물고기 떼가 어슬렁거린다. 토실토실해진 매실이 탐스럽게 가지 끝에 매달려 있다. 무성한 푸른 잎사귀 사이로 감들이 여름 햇살에 몸집을 불리고 있다. 푸른 초장과 같은 이곳의 이 모든 것은 김호규 장로(강경교회·사진)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휴경지였던 밭을 다시 일구고, 연못도 만들고 산을 개간해서 과일 나무를 심었죠. 작년에 처음에 감을 수확했어요. 자연이 주신 것이 이런 거구나 감사하면서 살지요”

김 장로는 올해 귀농 6년차 농부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도시에서 공부를 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었지만 2010년 푸른 초장 농원을 시작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직장에서 승승장구 하던 그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대우도 받았고, 성실함과 신뢰로 거래처 회사의 사장이 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늘 아쉬움이 있었다. 농촌의 작은 교회와 그런 곳에서 어렵게 목회하는 목회자를 돕겠다는 꿈을 실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던 것이다.

“나이도 있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겠더라고요. 장로 된지도 꽤 됐지만 마땅히 이룬 것도 없었고요. 그래서 귀농을 결심했지요.”

이후 그는 잘나가던 중소기업 사장 자리를 내던지고 무작정 귀농했다. 넓은 땅에서 농사도 짓고 선교관을 건축해서 지친 영육이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기로 작정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적당한 땅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처음 사려고 했던 땅은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 5년 만에 어렵게 땅을 골랐는데 주인이 팔지도 임대도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가톨릭 신자였던 주인에게 “미자립 교회를 돕기 위해 농사를 짓겠다”고 간곡히 설득해 마침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놀랍게도 농장은 기도했던 대로 경치도 좋고 인공 연못을 만들 만큼 주변에 물도 많았다. 

김 장로는 오랫동안 농사를 짓지 않았던 밭을 일구고 산을 개간하며 농원을 만들었다. “매일 생각나는 대로 작업을 했지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셨어요. 농장을 일구면서 창조하실 때의 심정을 이해가 가더라고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느꼈어요.”

김 장로가 아내와 함께 농장에서 주로 재배하는 과일은 감이다. 이밖에도 사과, 포도, 자두, 밤 등 과일만 20여 가지가 넘고, 양파와 마늘, 고사리 등도 재배한다. 다작을 하다보니 손이 필요한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5월부터 9월 사이엔 그야말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눈코 뜰 새가 없다. 하지만 작은 교회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고된 농사 일도 즐겁게 하고 있다 

“농작물은 햇빛과 비, 바람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이 키우시는 거고, 우리는 그냥 돕는 것밖에 없으니 힘들다고 할 수도 없어요.”

이런 하나님의 은혜 덕분에 김 장로는 지난해 처음으로 감을 수확했다. 또 작년 9월 작은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쉴 수 있는 작은 선교관도 지었다. ‘푸른 초장 작은교회 선교센터’로 이름을 붙였다. 작은교회 목회자는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소규모 기도회 장소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 장로는 앞으로 이곳에 더 큰 선교관 건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곳이 성지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 영성이 회복되고 공동체가 회복되기를 원합니다.”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의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푸른 초장을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오늘도  과일처럼 영글어 가고 있다.
(김호규 장로 010-465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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