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대학교·튀빙겐대학교 국제학술대회
몰트만·유석성·벨커·슈베벨 교수 등 강연

▲ 2016 서울신대‧하이델베르크대 국제학술대회가 3월 22일 서울신대 성결인의집에서 열렸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는 지난 3월 22일 서울신대 성결인의집에서 2016 서울신대·하이델베르크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서울신대 석좌교수인 위르겐 몰트만 박사가 ‘디트리히 본회퍼의 하나님의 고난의 신학’을 주제로 강연했으며 미하엘 벨커 교수, 오하네스 오리히 교수, 크리스토프 슈베벨 교수가 발제했다.

고난받는 자와 함께 하는 하나님
위르겐 몰트만 박사가 처음 본회퍼의 신학을 접한 곳은 1946~1948년 영국 노팅험 부근의 포로수용소 안에 설치된 신학교였다. 당시 몰트만 박사는 ‘나를 따르라’, ‘신도의 공동생활’, ‘한 사자의 증언’ 등의 책을 통해 본회퍼가 주장한 고난과 평화에 대해 접했다.

몰트만 박사는 “당시 처음 접했던 본회퍼의 신학은 포로 수용소에 있던 나에게 고난의 신학,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했다”며 “비록 신앙적으로 미성숙한 나였지만 그의 책은 고통받는 자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몰트만 박사는 본회퍼의 신학을 ‘고난받는 자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스스로 고난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 ‘고난에 동참하길 원하시는 하나님’ 등으로 규정했다.

그는 “본회퍼는 ‘기독교가 구원의 종교’인 것만을 강조하며 거짓된 위로를 퍼트리는 것을 거부했다”며 “본회퍼는 ‘우리를 성숙한 존재로 만드는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리시며 겪었던 고난 속에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즉 평화와 위로의 하나님보다 인간의 고통 가운데 함께 하는 하나님, 스스로 고난 받으시는 하나님이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를 크게 성숙시킨다는 의미이다.

몰트만 박사는 이에 대한 근거로 ‘골고다에서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을 제시했다. 그는 “바울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박해와 모욕과 멸시를 예로 들며 용기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함께 이것을 견딜 것을 주문했다”며 “십자가의 고난 이후 부활하셨던 예수그리스도처럼 하나님 안에서 고난을 용기있게 이겨낼 때 커다란 자유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몰트만 박사는 “고난이 해방의 길이 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모든 것을 온전히 하나님에게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고난을 알고 계시며 우리를 자비롭게 여기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님의 사랑만이 참 평화 이뤄
미하엘 벨커 교수는 ‘본회퍼의 평화사상’을 주제로 본회퍼가 주장했던 평화신학에 대해 발표했다. 벨커 교수에 따르면 본회퍼는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전쟁과 분쟁의 원인에 대해 파악하고 어떠한 복무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령 의료봉사와 같은 선행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전쟁을 위한 복무라면 마땅히 거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벨커 교수는 “본회퍼는 세속적 평화주의 즉 정치적 합의, 경제적 조치, 평화적 군비확장을 통한 평화 구축을 강력하게 비난했다”며 “그는 ‘평화와 안보를 혼돈해서는 안되며 참된 평화는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온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벨커 교수는 교회의 역할을 ‘참된 평화를 유지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벨커 교수는 “하나님은 이 땅에서 참된 평화가 이뤄지길 원하셨고 이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며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증오는 부활의 능력 안에서 사랑으로 극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 평화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명령이며 평화의 공동체는 진리와 정의 위에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회퍼, 예수의 평화 갈망
이날 강연에서는 유석성 총장이 ‘본회퍼의 평화사상과 동아시아 평화’를 주제로 기조발제했다. 유 총장은 본회퍼의 평화사상을 ‘성서에 기반을 둔 평화사상’, ‘진리와 정의가 실천되는 것’,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 ‘하나님의 계명이자 그리스도의 현존’, ‘십자가에 근거한 제직자의 평화론’ 등으로 구분했다.

유 총장은 “무엇보다 본회퍼는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를 갈망하고 따랐던 사람이었다”며 “당시의 상황과 오늘의 상황이 전혀 다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그의 신앙적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요하네스 오이리히 교수가 ‘본회퍼의 영성과 디아코니아적 행위’에 대해 강연했으며 필립 슈텔거 교수는 ‘본회퍼에 의거한 저항권의 근거와 무근거에 대한 사유’를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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