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 상담 결과 발표
“교회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요구 높아져”

교회 문제와 관련해 재정 전횡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신흥식 장로)가 지난해 접수된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전체 130여 건 가운데 교회 내 재정전횡이 22%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독단적 운영과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교인 책벌, 담임목사의 막말과 성폭력 등의 빈도가 높게 조사됐다.

교회문제상담소가 지난 1월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담 과정에서 가장 부각된 분쟁 사안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교회 내 불투명한 재정 운용과 담임목사의 독단적인 운영 행태였다.

전화상담의 유형으로 ‘재정 전횡’이 22.1%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독단적 운영’이 20.4%로 뒤를 이었다. “공동의회, 제직회 등 총회의에서 투명한 논의 구조를 갖추고 공정한 집행 과정을 견지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교회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상담소는 교회 안의 전횡을 막고 정상적인 임기제와 투명한 운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 민주적인 정관을 도입, 제정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면상담과 달리 전화상담에서 유난히 많았던 상담 유형은 ‘목회자에 의한 성폭력’ 문제였다. 전체 전화상담 중 8.3%를 차지하며 세 번째로 많은 유형으로 꼽혔다. 상담소 측은 “목회자 성폭력에 대한 제보가 늘고 있다”며 “교인들이 언론을 통해 목회자 성폭력이 자신의 교회에서만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고, 가해자가 처벌을 받지 않는 등 사후처리가 왜곡될 경우의 피해를 인식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상담소측은 내담자들이 자신의 신상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전화상담을 주로 이용했고, 이마저도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한 주의와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고민을 털어놓거나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에 응한 교회들은 큰 교단, 중소형 교회에 편중돼 있었으며, 집사와 장로 직분에서 상담이 많았다. 예년보다 목사, 전도사, 강도사 등 교역자들의 전화상담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부교역자의 경우에는 처우 문제보다는 자신이 소속된 교회가 걱정되어 상담을 진행한 일이 많았다. 또 신상 노출로 인해 받을 불이익을 우려해 대면상담보다 전화상담을 선호했다.

상담소 측은 “교회 안에 만연한 문제들을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은 교역자 내부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특정 사례나 개인 간 이해 충돌 문제로 이해할 수 있으나, 한국교회 내 구조적인 문제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담임목사가 부교역자의 청빙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구조에서 부교역자들이 담임목사의 전횡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상담통계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직접 대면과 전화통화, 이메일 등을 통해 상담을 진행한 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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