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교회·일터교회·신우회 등 다양한 대안 제시
교회갱신으로 가나안 성도 품으려는 노력 동반 촉구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갖고 있으나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신앙인을 의미하는 말, ‘가나안 성도’. 최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조사한 결과 전체 기독교인 중 10.5%가 종교는 기독교인데 교회에 출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나안 성도의 수는 어림잡아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2월 14일 가나안 성도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한 세미나가 열렸다.

신앙연수 높고 구원의 확신 가져
첫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먼저 가나안 성도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정재영 교수에 따르면 가나안 성도 중 서리집사 이상의 직분을 받은 사람은 26.7%, 교회 출석은 평균 14.2년으로 오랫동안 교회에 출석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이중 25%는 지금도 구원의 확신이 있으며 90% 이상이 교회 활동에 어느 정도 적극정을 갖고 참여했던 사람들이었다. 초신자가 아닌 오랫동안 신앙을 갖고 교회활동을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의미이다.

정 교수는 이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 사회적 요인과 교회적 요인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개인주의가 강화되면서 교회라는 조직에 얽매이는데 거부감을 갖게 된 것이 가나안 성도가 많아진 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학력자, 직분자,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목회자와 교회에 대해 불만이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며 “교회 지도자들의 이중적인 모습, 세속화된 교회에 염증을 느껴 교회를 떠나게 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재영 교수는 가나안 성도가 교회에 등을 돌리는 결정적 이유를 ‘강요받는 신앙’으로 꼽았다. 그는 “가나안 성도들은 목회자의 말씀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고 거기에 질문할 수 없으며, 교인들 사이에서도 신앙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못하게 하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중교회·신우회 사역도 대안
우한별 소장(현대목회와사역연구소)은 가나안 교인들을 위한 사역을 제안했다. 우 소장은 “기존의 가나안 성도에 대한 논의를 보면 대부분 교회에 비판적일 것으로 판단하지만 실상은 다르다”며 “가나안 성도의 70% 가량이 다시 교회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을 볼 때 이들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다양한 사역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대안으로 ‘가나안 성도가 돌아갈 수 있는 교회’, ‘가나안 성도를 품는 직장 선교’, ‘세상 속의 주중 교회’를 제안했다. 그는 “제도권 교회가 가나안 성도를 품기 위해서는 그들이 교회에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기 보다 먼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선교적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기존 교회를 거부한 가나안 성도를 품을 수 있는 다양한 사역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소장은 직장 선교를 통한 신우회 사역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우회에 가나안 성도들이 상당 수 존재하며 신우회가 신앙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감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같은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 서로의 환경을 이해하고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예배·일상에서의 신앙 강조
이날 세미나에서는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사역도 소개되었다. 기존 교회에서 나와 그들만의 공동체를 세워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각각의 특징이 있지만 이들 교회에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적은 수가 모여 공동체를 구성하고 인격적인 교제와 리더십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주일 오후의 편안한 분위기에서 모이고 주일 이외에 다른 모임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재영 교수는 “여느 교회처럼 오전이 아니라 오후에 모이는 것은 한가로운 오후 시간에 여유롭고 편하게 모이기 위해서라는 의미도 있지만 오전에 기성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도 있다”며 “평일에 성경공부를 하는 곳도 있지만 교회 중심의 신앙생활이 아닌 세상에 파송하는 개념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신앙생활을 강조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사들은 가나안 성도, 가나안 교회를 한국교회가 지나치게 제도화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자 비제도권의 교회 갱신 운동으로 규정했다. 정재영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을 섣불리 교화하거나 제도권으로 흡수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들의 영적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것을 기성교회에서 수용함으로써 교회를 갱신하고자 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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