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붉은 사막 ‘와디럼’…세계 7대 불가사의 ‘페트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막으로 손꼽히는 ‘와디럼’,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페트라’, 예수께서 세례를 받은 ‘베다니’ 등으로 유명한 요르단 하심 왕국. 매력적인 관광지로 가득한 이 땅은 기독인들에게는 신구약 성서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지이기도 하다.  

성경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인 아브라함, 욥, 모세, 롯, 엘리야, 예수그리스도, 세례요한, 바울 등의 이야기는 요르단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가나안에 이르는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대장정, 세례요한과 예수그리스도의 공생애와 가르침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세례로 유명한 요단강 동쪽 지대와 요르단 서부의 사해 인접 지대는 구약의 ‘모압 평야’ 신약의 ‘베레아’로 잘 알려진 곳이다. 모세, 여호수아, 엘리야, 엘리사, 세례요한과 예수그리스도의 삶을 연계하는 성지는 이 지역이 유일하다. 

요르단은 모세와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갈 때 지나간 길이다. 이스라엘이 출애굽 당시 지났던 지역 중 요르단에 위치한 장소들이 많다. 이스라엘이 지나간 ‘왕의대로’가 요르단에 있으며 아르논골짜기, 헤스본, 비스가(아바림, 느보산), 모압평지(벳여시못, 아벨싯딤), 요단강, 길갈 등이 이 곳에 있다

낯선 지구 ‘와디럼’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시내 반도를 지난 모세는 가나안에 들어가는 통로로 에돔에게 속했던 왕의대로를 이용하고 싶었다. 그러나 에돔 왕의 강한 반대로 모세는 에돔 땅 동쪽으로 우회해야 했다.

그 ‘왕의대로’ 동편에 ‘와디럼’이 있다. 성경에 구체적인 언급은 없으나 많은 사람들은 이곳 와디럼을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이 지나갔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 길에서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고 이에 진노한 하나님은 불뱀을 보내 불평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징벌했다. 이 불뱀 사건이 와디럼 지역에서 일어났을 거란 추정을 하기도 한다.    

와디럼은 자연이 빚은 거대한 예술품 전시장이다. 처음에 그 장엄함에 놀라고 잠시 후 그 아름다움에 반한다. 아랍어로 ‘와디’는 비가 오면 강이 되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 마른 계곡이 되는 땅을 말한다. ‘럼’은 모래산이란 뜻이다. 놀랍게도 와디럼은 원래 물속에 잠긴 바다였는데 침식과 융기를 거치면서 산과 협곡이 생겼고 모래사막이 되었다. 

와디럼은 요르단 아카바에서 북동쪽으로 70km에 위치해있다. 데이비드 린의 1962년도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더 유명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막의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광활하면서도 고요한 요르단 최대 관광지다.

약 2km 정도의 폭과 19km 정도의 길이를 가진 와디럼은 붉은 모래와 웅장한 기암절벽 때문에 ‘화성’ 배경의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최근 화성에서의 생존기를 다룬 영화 ‘마션’에도 등장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낮과 밤에 따라 느낌이나 색깔이 달라지며 특히 해질 녘 붉게 물드는 와디럼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BC 7세기부터 BC 2세기 경까지 아라비아 반도의 남부, 예멘 근처에서 북상해온 셈족계의 유목민 나바테아인들의 암각화, 문자가 곳곳에서 발견돼 고고학적 가치도 크다.  

와디럼은 수 백여 명에 이르는 베드윈 족의 거주지이기도 하다. 그들은 염소털로 지은 거대한 텐트를 치고 살면서 고대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수천 년에 걸친 아랍인들의 사막에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붉은 장밋빛 도시 ‘페트라’
와디럼과 함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페트라’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불릴 만큼 바위를 깎아 만든 절경이 일품이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페트라는 ‘셀라’와 ‘욕드엘’ 등 다양한 이름으로 구약에 여러 차례 등장한다. 최근 한국 드라마 ‘미생’에도 나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 과정에서 에돔 족속의 수도 페트라를 통과하지 못해 우회할 수밖에 없었다. 그 길에 모세가 지나갔다고 하여 ‘와디무사(모세의 계곡)’라고 불리는 곳과 모세의 샘이라고 불리우는 우물이 여러 곳에 있어 전 세계 순례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페트라는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약 260km 떨어져 있다. 요르단 남쪽에 거주했던 나바테아인들의 유산이다. 이곳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세련된 문화와 거대한 건축물, 독창적인 댐과 수로 종합 단지다. 주요 유적지는 200m 높이로 솟아오른 암벽의 긴 틈(시크)을 따라 1km 정도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페트라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알카즈네’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 3편에 등장해 더 유명해졌다. 바위산을 깎아 만든 이 신전은 AD 1세기 경 만들어진 것으로 나바테아의 왕 아레타스 3세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신전에 새겨진 여러 신들의 형상은 페트라가 이집트, 그리스, 로마, 나바테아 등 4개국 문명의 영향을 받은 국제교역 도시였음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3000석 규모의 로마식 야외극장, 거대한 1세기 수도원, 고고학 박물관, 수백 채의 건물과 무덤, 욕탕, 바위그림 등을 페트라에서 볼 수 있다.

14세기 즈음부터 이후 300여 년 간 페트라는 서구에서 완전히 잊혀진 존재였다. 1812년 스위스 탐험가인 요한 루트비히 부르크하르트가 가이드를 설득하여 소문으로만 알려진 도시를 찾아나섬으로써 다시금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에돔의 땅  

왕의대로를 따라 구약의 에돔 족속이 거주했던 땅을 바라보면 온통 붉은 색이다. 화강암의 기반 위에 붉은 색깔의 누비아 사암층으로 이루어져있다.

‘에돔’은 이삭의 아들인 야곱의 쌍둥이 형 에서의 별명이기도 하다. 에서는 붉고 전신이 털옷 같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는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명분을 아우 야곱에게 넘긴다. 이후 아버지 이삭은 죽기 전 야곱에게 속아 장자의 축복을 주고 이를 빼앗긴 에서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메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버리리라(창 27장 40절)”

이삭의 예언과 같이 에서의 자손인 에돔 족속은 왕의대로를 지나는 무역상들을 칼로 위협하며 약탈을 일삼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야곱의 자손인 이스라엘의 다윗왕, 아마샤왕 등과의 전쟁에서 패하며 ‘네 아우를 섬길 것’이란 예언도 성취된다.

붉은 색으로 물든 에돔의 땅과 도시를 돌아보며 성서의 기록이 얼마나 정확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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