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세계 150개국 2700명의 대표들이 모인 세계복음화대회가 있었다. 로잔대회가 세계적인 관심을 일으킨 이유는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이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복음의 총체적 측면을 회복한 일이었다.

당시 인간성의 회복만 강조하는 자유주의 신학과 맹목적인 복음 전파만 선교라고 말하는 근본주의 신학 사이에서 방향을 잃었던 복음주의자들에게는 복음 전파의 우선권을 인정하면서도 복음전파와 사회적 책임의 동등한 가치를 인정한 로잔 언약이야말로 어둠 속에서 발견한 큰 빛줄기와 같은 것이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웨슬리적 입장에서 복음주의적 전통을 따르고 있다. 1990년대 교단에서는 ‘사회적 성결’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1997년 교단 90주년기념대회에서 채택된 성결인 선언문의 골자도 ‘사회적 성결’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다. 2007년 100주년 선언문에는 소외계층을 섬기며 고난당하는 민족과 함께 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1997년 90년차 총회에서 특수선교부를 선교부 산하로 예속시키는 헌법을 개정한 결과 90년차 총회이후 사회선교에 대한 예산이나 사업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 타 교단에 비해 열악하고, 미약했던 사회선교가 더 위축되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반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은 1978년 사회봉사부가 독립적으로 신설되어 사회선교를 전담하고 있다. 7개 위원회가 있고 전체 65개 노회와 연결되어 있고 지역 사회선교 협의체와 긴밀한 관계를 설정하면서 사회선교 정책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이미 오래전부터 총회본부 사회평신도국 산하에 사회봉사부, 사회복지부가 독립적으로 위치해 있으며, 사회선교 10대 사업 정책을 7개 연회가 맡아 환경선교, 외국인 노동자선교, 병원선교, 사회복지선교, 긴급지원 사업 등 폭 넓은 사회선교를 실천하고 있다.

우리 교단은 1956년 5월 22일자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사회사업유지재단’으로 보건사회부장관으로 부터 국내 최초 사회복지 법인을 인가 받아 교단 차원에서 사회사업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성결교회 사회선교는 1970년대 이후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정체되었다.

1995년 사회선교를 확대하기 위해 ‘사회선교단’이 창단되었지만 교단의 관심은 일시적인 것이었고, 사회선교부 신설도 총회에서 기각되면서 사회선교 활동은 교단 차원에서 정책화 되거나 진행되지 못하고 개별적이고 미시적인 선교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공신력을 잃어가고 도덕 불감증에 빠져있는 이 시대에 사회선교의 영역이 더욱 더 다양해지고 그 요구와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아니하는 ‘통전적 선교’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믿음과 행함, 신앙과 삶이 분리된 게토(ghetto)가 아니라 복음적 실천 즉 사회적 성결이 선교이고 복음이기 때문이다. 교단 내 80곳에 이르는 사회선교 현장도 살아있는 복음의 유기체(有機體)이며, 치유와 회복의 장소이고, 변화의 장소이다.

사회선교단 20주년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 번 사회선교의 역동적 가치와 선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교단 사회선교 정책을 개발할 뿐 아니라, 사회선교 전문가를 교육하고 후원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교단 내에 반드시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선교의 모델로 비쳐질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고 유형별 시범교회를 선정하여 총회와 지방회 단위에서 직간접으로 지원하고 홍보하는 일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교단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사회선교로 구현하는 일에, 성결한 삶의 태도를 사회적 성결로 표출시키는 일에,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복지, 문화, 환경, 평화 등의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와 소수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위로하며 희망을 주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선교적 열정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